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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홈플러스 인수로 MBK파트너스 도약하나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9-03 15: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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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홈플러스 인수로 MBK파트너스 도약하나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인수를 통해 MBK파트너스의 인수합병 능력을 증명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김 회장은 홈플러스 인수 후에도 첩첩산중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김 회장이 홈플러스 기업가치를 높이고 재매각에 성공할 경우 MBK파트너스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7조 인수자금 어떻게 마련하나?

3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김병주 회장이 7조 원 규모의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주목된다.

MBK파트너스는 KKR-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칼라일그룹보다 높은 7조 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데다 홈플러스 배당을 실시하면서도 재무구조를 해치지 않는 인수방안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홈플러스는 2월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이 264억 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영국 테스코가 선배당으로 1조3천억 원을 요구할 경우 홈플러스는 빚을 내 배당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MBK파트너스는 배당금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는 대신 최대 1조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업계에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매각을 통해 3조 원 가량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 MBK파트너스는 또 씨앤앰의 매각에 나서고 있는데 매각가격으로 2조5천억 원 희망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이런 회사들의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김 회장은 홈플러스 인수대금 마련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김 회장이 전략적투자자(SI) 모집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MBK파트너스는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1조 원 투자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홈플러스 인수 이후 경영을 통해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가 필요하다. 또 전략적투자자를 통해 자금에 대한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오리온과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오리온은 그동안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른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홈플러스 지분 일부를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 점포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인수대금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일앤리스백(점포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점포자산을 유동화하는 것을 뜻한다. 이미 자산유동화가 진행된 홈플러스 매장은 전체 140개 매장 가운데 13곳에 이른다.

일각에서 김 회장이 홈플러스에 대한 투자자금을 조기에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지역별로 나누거나 기업형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을 분리해 파는 분할매각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홈플러스 인수 후 해결과제 산더미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어떻게 기업가치를 올릴지도 주목된다. 홈플러스가 안고 있는 난제들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통상임금, 개인정보 유출 문제, 임직원 위로금 등 영국 테스코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을 MBK파트너스가 대신 떠맡겠다는 내용을 인수 제안서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 임직원들에 지급하는 위로금만 4천억 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인수합병 역사상 최고 인수금액이 성사된 만큼 위로금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영국 테스코에 로열티를 760억 원 내면서 한국 국세청에 내야 하는 170억 원을 내지 않았다며 ‘먹튀’ 의혹을 받고 있다. 도성환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해 이번 국감에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회장과 홈플러스 도성환 사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국감증인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소비자정의센터 등 시민단체 13곳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만인 3일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의 고객정보 불법유출 사건에 대한 고객 피해보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품행사로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고객 2200명은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낸 상태다.

김 회장에게 국내 대형마트 영업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잠재적 위험요인이다.

MBK파트너스의 인수 성공사례로 꼽히는 코웨이는 국내 렌탈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함께 몸집을 키웠다. 반면 홈플러스의 경우 주력사업인 대형마트 자체가 성장정체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바쁜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를 찾기보다는 가까운 기업형슈퍼마켓(SSM)이나 편의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공산품과 농수산물을 구매할 수도 있게 됐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고객들이 복합쇼핑몰에 연결된 마트에서 장을 보기를 선호하는 몰링 문화가 대세라 향후 대형마트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 것”라며 “특히 홈플러스는 낙후된 시설 탓에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매장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2012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2011년 5600억 원에서 2013년 3300억 원, 지난해 1944억 원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에 매출도 7조526억 원에 머물렀다. 이는 2013년보다 3.7%나 줄어든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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