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03-0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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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을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던 민경욱 통합당 의원이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되자 재심을 신청하고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연수을 선거가 유력보들의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 (왼쪽부터)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후보 정일영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 통합당 후보 민현주 전 의원. <연합뉴스>
4일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경욱 의원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글을 두고 무소속 출마를 암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 의원은 2일 통합당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재심을 신청하며 “경선 결과에 대해서는 반드시 승복할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연수을에는 유력후보 4명이 경쟁하는 구도가 돼 어느 선거구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수을은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일영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미래통합당에서는 민현주 전 의원을 공천했다. 정의당에서는 비례대표 출신의 이정미 전 대표가 일찌감치 출마를 준비해왔다.
연수을은 '인천의 강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었지만 최근 송도국제도시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젊은 인구 유입이 늘어 범진보 유권자가 우세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민주당 정 전 사장과 정의당 이 전 대표가 후보를 단일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그런 지역구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이 전 대표가 완주를 거듭 다짐하고 있는 데다 민경욱 후보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정 전 사장과 이 전 대표의 단일화 가능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송도국제도시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젊은 인구 유입이 늘어난만큼 후보 단일화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실제 한 언론에서 2012년 이후 전국단위 선거를 분석한 결과 연수을 6개 행정동 가운데 옥련1동 한군데만 통합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된 정일영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국토교통부 고위직을 거쳐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경험을 적극 활용해 지역 현안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의 조기착공을 주요한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3일 “다른 후보들은 GTX-B 노선과 관련해 2022년 착공으로 추진하지만 업무 체계를 정확히 안다면 2021년에도 착공할 수 있다”며 “국토부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도로·교통과 관련한 업무체계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 2차 의료기관 설립도 공약으로 내놨다.
정 전 사장은 2월25일 “송도 인구 1천명당 병상 수는 0.95개로, 국내 평균 13.7개와 인천 평균 12개와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며 “연세대학교가 2025년 송도 세브란스병원을 개원하더라도 1천명당 병상은 여전히 2.78명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민현주 전 의원은 새누리당 대변인과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의 여성특보 등으로 활동하며 친화력과 상황판단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 전 의원은 소신발언으로도 주목을 끌었다.
그는 최근 JTBC '전용우의 뉴스ON'에 출연해 "혁신통합위원회에서 박형준 위원장부터가 MB를 연상시키고 전략은 중구난방이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주저하면 한국당 총선이 망가진다"며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압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민 전 의원은 국회에 있는 동안 임신기간에 근로시간 단축, 아빠의 달 도입을 담은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과 관련된 법률, 악취방지법 등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는 거대 양당체제 타파를 내걸었지만 지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약도 적극 제시하고 있다.
2017년 송도에 사무실을 연 뒤 그동안 아파트 라돈 문제, 통학차량 안전문제 해소, GTX-B, 송도 학교와 공공어린이집 신설 등 지역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냈다.
이 전 대표는 정의당 인천시당과 협력해 대중교통 전기차 전환, 인천 재생에너지 비율 40%로 상향, 한국GM 친환경차 연간 50만대 생산 등을 담은 '인천형 그린뉴딜정책' 공약으로 내놓으며 "그린뉴딜정책을 시행해 인천경제를 살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살리겠다"고 말했다.
현역 지역구 의원인 민경욱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친박'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수차례 막말과 패스트트랙 저지에 앞장서는 등 부정적 요소가 많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