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였던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가 서울 송파병에서 미래통합당 공천을 따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붙는다.
통합당이 보수통합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천한 것으로도 풀이되는데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송파병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이 김 교수를 송파병에 공천한 것은 안 대표의 협력을 염두에 두고 안 대표 쪽 사람들을 우대해 주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란 시선도 있다.
통합당은 김 교수 뿐만 아니라 다른 안철수계 인사들의 전략공천 카드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을 이미 선택한 안철수계 이동섭 의원 등에 이어 다수의 안철수계 비례대표 초선의원들도 통합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천에서 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서울 강북 등 험지가 아닌 강남3구에 해당하는 송파병에 김 교수를 공천한 것이 안 대표에게 보내는 선거연대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지역구에 공천을 하지 않겠다며 비례정당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당과 사실상 선거연대를 한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송파병은 통합당에게 호락호락한 선거구가 아니다.
송파병 유권자 가운데 호남 출신이 많은 데다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의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며 젊은층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역대 선거결과를 봐도 2012년 19대 총선 때는 김을동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후보가 승리했지만 2016년 20대 총선 때는 남인순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 이 지역 유권자들은 그 뒤 대선과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에 우호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합당이 호남 출신에 중도 성향인 김 교수를 송파병에 공천한 데는 이런 지역 특성을 고려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교수는 전라북도 남원 출신으로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전주시 덕진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 경험도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대북정책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김 교수는 안철수 대표가 2016년 통일외교 분야 전문가로 영입해 예전 국민의당에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적 성향도 보수보다는 중도에 가깝다는 말을 듣는다.
중도층과 호남출신 유권자, 안철수 대표 지지자 등으로 지지층을 넓히며 민주당 후보에 맞서기 유리한 측면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송파병 후보인 남인순 의원과 겨루는 게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남 의원의 공천을 확정해 송파병은 대진표가 짜여졌다.
남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뒤 2014년부터 송파병에 지역사무소를 열고 지역기반을 다졌다.
남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때 44.88%의 표를 얻어 김을동 새누리당 후보(39.69%)를 꺾었다. 당시 차성환 국민의당 후보가 15.42%를 얻어 민주당 표가 상당수 분산된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남 의원은 송파병에 자리잡은 지 꽤 오래된 만큼 지역 내 인지도가 높고 지원조직도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젠 민주당 현역의원과 본선 진검승부를 치러야 한다”며 “더 열심히 더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