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2-28 14: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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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바이오기업들의 공정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는 시장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제한적 영향만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2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최근 국내에 생산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현대자동차는 울산 2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전자도 22일 구미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사업장을 2주 동안 폐쇄하고 1500여 명의 직원들을 자가격리조치했다.
이런 사태는 바이오기업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바이오의약품의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공정 자체가 완전히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1, 2공장에서 19만 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인천 송도에서 36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1, 2, 3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 우한시에 공장 설립까지 추진하고 있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우한시는 현재 도시 봉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사태가 수습되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생산시설 보호를 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는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의 혈액을 확보하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제한적 영향만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업종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업체는 코로나19에 가장 적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는 주로 항암제와 류마티스관절염 등 지속관리가 필요한 필수의약품 위주로 수출 및 처방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에도 매출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는 현재까지 서구권보다 아시아에서 심각하기 때문에 아시아 매출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클 수 있다”며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코로나19 노출이 아직 적은 미국과 유럽과 같은 서구권 매출 비중이 높아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유통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70%를 유럽에서, 22%를 미국에서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고객사가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 집중돼 있다.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게다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점도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긍정적 요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해외 매출비중이 100%에 가까워 환율효과에 따른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서구권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은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모두 6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는데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환자는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지역사회의 전파는 코로나19 확산의 가속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럽에서도 2월 중순부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은 것은 검사를 받은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고 앞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면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수출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