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0-02-21 16: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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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권의 요청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꿀까?
홍 부총리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여야 정치권의 요청에 애초 입장을 바꿔 추경안 편성을 추진할 가능성이 나온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 기념사업 1차 준비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추경 여부보다도 사업과 정책 자체가 중요하다"며 “어떤 정책과 사업이냐에 따라 재원을 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과 태도를 바꿔 사업과 정책에 따른 예산편성 방향에 변동 가능성을 시사하며 추경 편성에 여지를 두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남기는 이전까지 추경 편성과 관련해 반복해서 불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17일 'KBS 뉴스 9'에 출연해 "거듭 말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추경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전국적 양상으로 나타나면서 추경의 필요성에 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비서실 정책실장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추경 편성과 관련해 “여러 옵션을 모두 열어두고 준비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며 "상황 전개에 따라선 추경을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추경을 위해서는 국회의 의결을 받아야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18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이라며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며 추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여당은 물론 야당도 정부를 향해 추경 편성을 요청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준비해야한다"며 "국민 건강을 지켜드리는 것이 정부의 기본 의무"라고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추경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지난주만 해도 예비비 범위 내에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고 추경이 필요하면 4∼5월경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문제가 본격 발생하는 시점에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지금은 다른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미래통합당도 애초 추경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다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지역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추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21일 서울 종로 낙원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경 편성과 관련해 "필요한 곳에 편성한다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둔화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추경 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고심이 깊어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19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코로나19 영향으로 2.1%에서 1.6%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정부는 2020년 약 512조 원 규모의 슈퍼예산을 책정하고 이미 경제활성화를 위해 상반기에 60% 이상 조기집행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국세 수입 확보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추경 편성은 재정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홍 부총리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국세 수입은 293조5천억 원으로 세입예산에 1조3천억 원 정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경기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경제 어려움이 지속한다면 세수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3일 예정된 당정협의회에서 추경 편성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영남지역 선대위원장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위원장은 긴급 추경 편성을 촉구했는데 당정은 민생 보호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