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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조현아 주주연합, 한진칼 경영능력 의심받아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20-02-18 11: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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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243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현아</a> 주주연합, 한진칼 경영능력 의심받아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왼쪽부터)과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연합(주주연합)이 한진칼 사내이사후보로 추천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내실있는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항공업 전문가로 내세웠던 김 전 상무가 갑작스럽게 사퇴함에 따라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 됐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주주연합은 주주제안을 한 뒤 추천한 이사후보들의 항공업 전문성 미비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불과 5일 만에 김 전 상무가 자진사퇴하면서 여론전에서 더욱 수세에 몰리게 됐다.

김 전 상무는 주주연합의 한진칼 이사후보 명단이 공개된 뒤 여론과 한진그룹 노조 등에서 잇달아 제기되는 비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진그룹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김 전 상무를 설득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주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 8명 가운데 항공업을 다뤄본 인물은 김 전 상무와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뿐이었는데 구멍이 난 셈이다. 함철호 후보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됐다. 

게다가 주주연합이 대한항공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전문경영인 후보로 김 전 상무를 꼽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주연합이 내세우던 ‘내실 있는 전문경영인체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주주연합이 이사후보로 내세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은 전문경영인으로서 많은 경험을 쌓은 인물들이지만 항공이나 물류관련 사업을 다뤄본 적은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모두 항공업 경험이 없는 사람을 최고경영자로 앉힌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주연합의 이사후보들이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는데 김 전 상무까지 이탈하면서 더욱 난항이 예상된다.

게다가 ‘한 배’를 탔던 김 전 상무가 거꾸로 주주연합에 칼을 겨눴다는 점도 주주연합으로선 당혹스러운 지점이다.

김 전 상무는 “주주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칼맨(KAL 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재 경영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주주연합은 13일 주주제안 과정에서 김 전 상무 등 이사 후보들과 한진그룹에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하자는 취지에 공감했다고 밝혔지만 당사자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모양새가 됐다.

주주연합은 더구나 한진칼보다 뒤늦게 김 전 상무에게 사퇴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주연합과 사내이사·사외이사후보들 사이에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대내외에 드러나게 됐다. 김 전 상무는 이날 주주연합측에 뒤늦게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주연합이 이사후보들과 의견도 일치하지 못했는데 한진그룹을 맡을 수 있느냐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수도 있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김 전 상무의 이탈로 부담이 더욱 커진 다른 이사후보들이 추가로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상무가 스스로를 ‘칼맨(KAL MAN)’이라고 말하면서 이번 경영권 분쟁 구도를 한진그룹 내부세력과 외부세력의 대결로 암시한 점도 주주연합에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주주연합은 그동안 이번 주주제안을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나, ‘내부 대 외부’ 구도가 아닌 주주들의 경영권 참여로 봐달라고 거듭 호소하고 있지만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KCGI는 한진칼에 공개 토론회를 제안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측이 이를 받아들일 이유가 전혀 없는 만큼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주주제안 시한도 이미 끝나 추가로 이사후보를 추천할 수 없는 만큼 남은 시간 동안 반전의 기회를 다시 만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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