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9월 중순까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산업 최종 매각가격을 제시하기로 했다.
2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까지 22개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희망하는 매각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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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일부 채권금융기관은 6천억~7천억 원을 제시했는데 시중은행 대다수는 산업은행에 가격 결정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사이에서 여전히 이견이 많은 만큼 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가격을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금호산업 최종가격 결정의 공이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셈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받은 가격을 취합해 내부 검토를 거쳐 박삼구 회장에게 적정 매각가격을 제안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최종가격을 결정해 박 회장에게 제시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채권단이 동의할 수 있는 높은 가격을 결정하되 박 회장이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일 채권단에 금호산업 인수가격으로 6503억 원을 제안했다.
채권단은 21일 전체회의를 통해 이 가격에 대해 논의했지만 채권단 대다수가 이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박삼구 회장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매각가격을 결정하는 데 부담을 안갈 외부 변수들이 많다.
최근 중국 증시 폭락 등 대외적 여건도 불안한 데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나란히 2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여건이 좋지 않다며 금호산업의 주인을 하루빨리 찾아줘야 한다는 말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호남지역의 반발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낙연 전남지사와 윤장현 광주시장은 채권단에게 합리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광주경영자총협회 등 지역 경제단체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가격을 이중으로 산출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점도 산업은행에게 부담이다.
일각에서 회계법인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산정한 금호산업 매각가격에 금호산업 채권단이 한 번 더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였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헐값매각 논란이 빚어지면 산업은행을 향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 금호산업 매각가격 결정을 놓고 산업은행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