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에스티팜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 사장은 에스티팜을 원료의약품 제조 회사에서 혁신신약 개발 회사로 체질을 개선하려고 하지만 취임 뒤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연임이 힘들 수도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의 임기 만료일이 3월17일로 다가오면서 에스티팜 대표이사를 이어갈지 시선이 몰린다.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로 원료의약품을 제조한다. 주력제품은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C형 간염 치료제의 주원료다.
김 사장은 다국적 제약사 로슈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3년 에스티팜 합성1연구부장으로 입사했다. 2016년 연구소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8년 임근조 각자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단독대표가 됐다.
김 사장의 연임은 에스티팜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불투명해지고 있다.
김 사장이 단독대표이사가 돼 에스티팜의 경영을 맡았던 2018년 매출은 2017년 매출 2천억 원에서 절반 이상 감소한 977억 원을 거뒀고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전환됐다.
2019년에도 영업손실은 지속된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38억 원, 누적 영업손실 160억 원을 냈는데 2018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0.5%, 영업이익은 284.6% 줄었다.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C형 간염의 완치율이 높아져 치료환자 수가 줄면서 C형간염 치료제의 원료 생산 수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에스티팜의 주가도 2017년 6월 5만300원에서 꾸준히 하락해 현재 약 2만8천 원 정도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에스티팜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에 선임됐기 때문에 신약 개발의 긴 호흡을 고려하면 연임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 사장은 취임 뒤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에스티팜을 원료의약품 제조회사에서 혁신신약 개발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김 사장은 2018년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신약 과제 3개 이상이 추가될 것”이라며 “연구개발비용을 더욱 늘려 신약 개발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에스티팜은 현재 대장암과 항응고, 에이즈 치료제를 자체 개발하기 위해 전임상과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특히 올리고핵산 치료제의 원료 생산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실적 부진을 씻을 준비도 하고 있다.
완치율이 높아져 수출량이 감소하고 있는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의 매출 감소분을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올리고핵산 치료제의 원료 생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 사장은 안산에 위치한 반월 공장에 올리고핵산 전용공장을 세워 지난해 4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반월 공장의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 생산규모는 연간 800kg으로 글로벌 3위 수준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시판허가를 받은 치료제들이 대부분 희귀질환에 국한됐지만 만성질환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며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치료제시장의 성장에 따라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