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채무불이행 우려와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외 위험요소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가시화하고 있어 외국인 자본의 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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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6월에 이어 지난 7월에도 주식과 채권 모두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7월 국내주식 2조3천억 원, 채권 2조6천억 원 등 모두 4조9천억 원의 자금을 순유출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월간 순매도 규모는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보유하고 있던 주식과 채권 비중도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보유규모는 430조577억 원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28.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6월 말보다 14조5천억 원 가량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보유규모도 103조 원으로 지난 6월과 대비해 2조6천억 원 줄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에 위안화 평가절화 그리고 그리스 채무불이행 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통화 약세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당장 9월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여파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당분간 국내 주식과 채권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거나 안정적인 선진국 자산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다. 이르면 이 자리에서 금리인상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앞서 올해 안에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고 미국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외국인들은 한국증시에서 자금을 관리하는 모습을 지속할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에서 계속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위안화 약세시기를 돌이켜 볼 때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 개선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의 경기둔화 때문이라는 점에서 향후 추가 조치도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