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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LG그룹 회장. |
해방둥이 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희상 동아원 회장,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등이 1945년에 태어났다.
이들은 광복 이후 70년 동안 한국 기업사의 산증인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방둥이 기업인들이 맞이하는 고희가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 구본무, LG그룹 승부사업 강조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들어 이마에 주름이 가실 새가 없다. LG그룹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그룹의 주력인 LG전자를 비롯해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이 두드러진다.
LG전자는 LG그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9%, 영업이익이 49.5%나 감소했다. LG이노텍도 매출은 0.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22.9%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했다.
그나마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을 18.7%, 영업이익을 378.7%를 늘리며 전자부문의 체면을 지켰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주가가 31.7%나 하락했다. LG전자 주가는 12일 한때 4만 원선이 무너지며 12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LG전자 시가총액 순위는 25위에서 45위까지 크게 밀려났다.
LG이노텍 주가도 올해 26.9% 떨어졌다. 실적이 좋다는 LG디스플레이도 32.1%나 떨어졌다. 세 회사의 시가총액은 7조6500억 원이나 증발했다.
LG그룹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부진하자 지난 7월 구글이 LG전자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LG그룹은 서둘러 사실이 아니라고 소문을 진화했지만 구글 인수설이 나오자 오히려 LG전자 주가가 급등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 회장은 절박한 마음으로 LG그룹 임직원들에게 끊임없는 혁신과 시장선도를 강조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4월 임원세미나에서 “제대로 혁신하는 기업만 경쟁에서 살아날 것”이라며 “관행에서 벗어나 뼈를 깎는 노력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 7월 임원세미나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사업에 조직의 모든 힘을 모아 철저히 실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핵심분야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간절함이 담긴 당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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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 박삼구, 멀기만 한 그룹 재건의 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박 회장은 올해 금호산업을 되찾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재건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올해 4월 금호산업 입찰이 유찰되고 다른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박 회장은 순조롭게 금호산업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금호산업에 대해 박 회장의 기대 이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실사결과 금호산업 매각 적정가는 약 6062억 원 수준이었지만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1조218억 원을 통보했다.
박 회장이 현실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5천억 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도 올해 간신히 되찾은 금호고속을 매각한다는 전제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이 실사금액보다 높은 1조 원을 제시한 것은 박 회장이 아니어도 다른 매수자에게 금호산업을 매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이 채권단과 가격협상에 실패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사라진다. 이 경우 신세계그룹과 CJ그룹 등 유통 대기업이 금호산업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은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벌인 상표권 소송에서도 패배했다. 박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산업에 금호 상표권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상표권을 공동소유로 판단해 박 회장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
금호 상표권 판결은 금호산업의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박 회장에게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7일 상표권 소송 항소심을 제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실적도 부진하다.
금호산업은 올해 2분기 144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아시아나항공도 641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금호타이어도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이희상 시련, 윤윤수 실적부진
이희상 동아원 회장은 올해 법정에 섰다. 이 회장은 동아원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됐다.
동아원은 2010년과 2011년 자사주를 대거 처분하는 과정에서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주가조작을 저질렀다. 이 회장은 주가조작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으나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23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2억 원의 벌금과 추징금 4억2천만 원을 부과받았다.
이 회장은 이용구 호남제분 창업주의 아들로 2세 경영인이다. 이 회장은 동아제분을 인수해 회사를 키웠고 2012년 그룹 이름을 운산에서 동아원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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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
이 회장은 장녀 이윤혜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 전재만씨와 결혼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부진한 휠라코리아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4분기 14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2009년 이후 21분기 만에 최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휠라코리아 매출은 415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3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29억 원으로 9.13% 줄었다.
휠라는 세계 7대 스포츠 브랜드에 올라있으나 우리나라 시장에서 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가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사쇄신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 들어 패션업계 경쟁사인 제일모직 출신 인사들을 경영진으로 영입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4월 김진면 전 제일모직 전무를 CEO로, 김용범 전 제일모직 상무를 영업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윤 회장은 지난 7월 정구호 전 제일모직 전무를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