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특별자치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2013년부터 출퇴근시간 교통이 붐비는 26개 교차로를 대상으로 교통량을 조사하고 있다. 2019년 기준 3번 '너비뜰교차로'와 6번 '해들교차로', 9번 '새샘교차로'가 가장 혼잡한 구간으로 조사됐다. <세종특별자치시> |
이춘희 세종시장이 간선버스체계, 굴절형 전기버스 등 신기술 도입해 ‘친환경 대중교통시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넓은 도로가 구축된 외곽지역과 달리 도심지역에는 좁은 도로가 많고 상습 정체구간이 형성되는 등 시민들의 교통불편이 계속돼 근본적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일 세종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춘희 세종시장은 ‘행정수도 완성’을 2020년 세종시정 최우선 과제로 두고 이를 위해 세종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행정수도의 완성”이라며 “이를 위해 먼저 시민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를 ‘대중교통 개선의 해’로 삼고 대중교통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2020년부터 내부순환 간선버스체계의 순환운행을 시작한다. 버스 노선은 기존 서부와 동남부 생활권 15km 왕복 운행에 북부 생활권을 포함하게 돼 23km 노선으로 확대된다. 정류장도 기존 16개에서 25개로 늘어난다.
굴절형 전기버스 도입도 시작돼 최대 75인까지 대규모로 승객이 탑승할 수 있게 된다. 세종시는 1월에 굴절형 전기버스 4대를 도입한 뒤 2020년 말까지 12대를 운행하기로 했다.
세종시는 2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부터 ‘첨단 간선버스체계(S-BRT)’ 시범사업 대상지로도 선정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르면 2025년부터 세종시에 ‘도로위의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첨단 간선버스체계가 적용된다. 첨단 간선버스 체계가 도입되면 대중교통이용률이 증가해 교통혼잡을 줄이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출·퇴근 등 특정시간대에 나타나는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10대 거점을 연결하는 모든 광역도로를 곧 개통할 것“이라며 ”간선버스체계 노선이 확충되고 환승의 편의성이 향상되면 교통체증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시장이 세종시 교통문제를 들며 해결에 팔을 걷어붙인 까닭은 세종시 주민들이 출퇴근시간에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조사한 세종시의 교통량조사에 따르면 출퇴근시간 체증을 발생하는 곳은 17곳으로 이 가운데 교차로를 지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50초 이상인 곳은 6곳이다.
해들교차로, 성금교차로, 어진교차로, 청사교차로, 세종교차로 등이 상습 정체 구간으로 대부분 대전광역시에서 출발해 정부세종청사로 향하는 구간이다.
이 구간들에서는 시속 20~30km서행은 기본이고 극심할 때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정체가 심해 신호대기를 4번 기다려야 교차로 하나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교통체증의 원인으로 세종시 도로구축의 구조적 문제가 지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종시는 계획 당시 원형의 대중교통축을 중심으로 행정·주거·상업 등 주요기능을 분산배치해 도시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대중교통수단으로 20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계획됐다.
국토부는 세종시 설계 당시 “이런 순환교통축을 적용하면 주요 도시기능 간 접근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특히 특정지역에 교통량이 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종시 주민들은 “지금의 도로구조로는 어딜 가더라도 차를 반드시 타야 해 불편하다”며 “핵심 도로는 지나치게 밀리고 나머지 도로는 차가 별로 없어 한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종시는 도심을 지나는 도로들의 폭이 좁다. 외곽의 우회노선이 아니면 왕복 4차로 이상되는 도로가 많지 않다.
게다가 왕복 4차로 도로의 절반인 양쪽 두 차로를 간선버스체계를 위한 버스전용차로로 할당해 둔 구간도 있어 자가용으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때문에 도로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볼 때 세종시의 도로망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개발가능면적 대비 도로면적을 나타내는 ‘도로율’만 봤을 때는 24%로 서울시의 22.72%보다도 높다.
위례 22.5%, 판교 28.1%, 파주 24.8%, 검단 21.3% 등 신도시들과 비교해도 높은 편으로 나타나 전체 도로면적의 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 어떤 도로가 있는지 도로 구성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세종시당 관계자는 “세종시의 도시교통정책은 방향과 목적을 상실해 세종시의 잠재 성장동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시민의 편의와 정부세종청사 교통망 구축방안 등을 담은 완전히 새로운 도시교통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시 인구는 2012년 세종시 출범 당시 10만3천 명에서 2019년 34만 명으로 늘어났고 승용차 등록대수도 2012년 4만3천 대에서 2019년 14만1천 대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국토부의 '행정중심 복합도시건설 기본계획'에 따르면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완성되는 2030년에는 세종시 인구가 5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