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산업은행이 진행중인 금호산업 가격협상이 2주째 답보상태다.

이런 와중에 여러 변수들이 등장해 금호산업 가격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적자전환했고 금호산업도 상반기 적자전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내부 부당거래에 관한 조사결과를 8월 안에 발표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 22곳이 참석하는 채권단 회의가 12일 열린다. 22곳이 보유한 채권이 전체의 97%인 만큼 사실상 채권단 전체회의인 셈이다.

이번 회의는 박삼구 회장과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가격협상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채권단 전체회의다. 산업은행은 이 자리에서 2주 동안 가격협상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전체 채권단에게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과 산업은행의 협상 실무단은 지난달 3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만나 가격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양측이 원하는 가격대가 워낙 달라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채원단 운영위원회에 소속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KDB대우증권에게 원하는 매각가격을 제시할 것을 제안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가격협상에 참가하지 않는 등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산업 매각가격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사실을 적발한 사실이 알려졌다.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9년 계열사를 동원해 워크아웃을 앞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발행한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등 부당 내부거래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공정위는 8월 안에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내리기로 했다.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금호산업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과징금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이 사안에 대한 검찰수사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014년 8월 박삼구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소했는데 고소내용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내용과 일치한다.

금호산업과 금호산업의 자회사 아시아나항공의 실적도 가격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메르스로 항공수요가 급감하면서 2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140억 원의 추징금도 부과받았다.

금호산업도 상반기 15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과 가격협상이 끝나면 채권단 전체 결의를 통해 매각가격을 확정한다. 박 회장은 이 가격을 통보받은 뒤 한 달 안에 우선매수권 행사를 확정해야 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거절하면 채권단은 6개월 동안 제3자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채권단이 제3자 매각에 실패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되살아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