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운용자산 규모에 걸맞는 수익률을 거두기 위해 대체투자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그동안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를 해왔는데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운용자산 수익률이 떨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프로젝트펀드(미리 투자대상으로 정하고 설립되는 펀드)'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다양한 투자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블라인드펀드 투자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대상을 결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은 뒤 투자처를 찾아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는 지역금고 자금의 30%가량을 위탁받아 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운용자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블라인드펀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블라인드 부동산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권고에 따라 2012년부터 블라인드펀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2015년에도 블라인드펀드 투자를 준비했지만 행정안전부(당시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행정안전부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대체투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블라인드펀드 투자를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2019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정기 종합감사 결과 처분요구서에서’ “채권자산을 통한 자금운용 비율을 낮추고 대체투자(블라인드펀드 투자 포함) 비율을 높이는 등 총자산 수익률 향상 및 전체 순이익 증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운용자산은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 약 70조 원에 이른다. 2017년 말 50조4천억 원보다 39% 증가했다.
2019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정기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8년 말 기준 운용자산 가운데 투자부문에 46조 원가량을 활용하고 있다.
채권투자 비중이 84.4%에 이를 정도로 높아 저금리시대에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8년 투자부문 운용자산 수익률은 2.74%로 집계됐다. 2017년보다 0.46%포인트 줄었다.
39조 원가량 투자한 채권 수익률은 2.45%였다. 반면에 대체투자 수익률은 5.84%로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박 회장은 2020년부터 3년 동안 대체투자 블라인드펀드에 7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만큼 행정안전부와 논의를 마치면 대체투자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대체투자 확대를 준비하기 위해 유가증권과 대체투자를 포괄하는 자산운용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유가증권과 대체투자를 통합관리해 자산운용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유가증권과 대체투자를 따로 관리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업예산으로 64억8천만 원을 편성했으며 현재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