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갈등을 틈타 우군 확보에 나설까?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경영권 다툼을 벌이며 각각 다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KCGI가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다만 KCGI의 투자금 회수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강 대표가 경영권 확보가 아닌 투자금 회수로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공동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CGI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시선이 몰린다.
한진그룹 가족끼리 경영권 다툼이 일어나면 각각 다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져 사실상 한진칼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KCGI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갈등으로 한진그룹 경영권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편에 선 것으로 추정된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우호세력으로 평가받는 델타항공과 합치면 16.52%,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명희 고문의 한진칼 지분을 합치면 11.8%로 모두 KCGI의 한진칼 지분 17.29%보다 낮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회장의 편에 선다면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22.99%로, 반대로
조현아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준다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지분은 18.27%로 상승하지만 KCGI와 지분율 차이는 최대 5.7%포인트에 그친다.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이 상속되기 전 KCGI와 지분율 격차가 15%포인트를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강 대표는 2020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반도그룹과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우군을 확보하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그룹은 한진칼 지분 6.28%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액주주는 전체 한진칼 지분의 37.49%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그룹은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KCGI 가운데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조원태 회장의 연임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한진그룹과 KCGI 모두에게 손을 잡자는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강 대표는 반도그룹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KCGI 유튜브 채널을 활성화해 소액주주를 끌어들이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과 반도그룹 계열회사들은 단순취득이라고 밝혔지만 2020년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KCGI의 표 대결이 벌어지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KCGI의 투자금 회수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강 대표가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가 아닌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진칼 주가는 연초 2만 원대에서 최근 4만 원대로 약 2배 올랐다. 강 대표에겐 한진칼 투자금 회수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기일 수도 있는 셈이다.
강 대표가 KCGI의 한진칼 지분을
조원태 회장의 우호 세력에게 매각하거나 이를 사들일 기업을 찾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KCGI는 한진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당분간은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군을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