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선박 발주량은 2006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조선3사의 주요 먹거리인 LNG운반선도 이런 발주 감소세와 같은 흐름을 보였다. 클락슨리서치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월 둘째 주(9일~13일)까지 초대형 LNG운반선은 모두 37척 발주됐다.
이 데이터에 현대중공업그룹이 18일 수주한 LNG운반선 6척과 삼성중공업이 11월 수주한 쇄빙 LNG운반선 5척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포함해도 발주 척수는 48척으로 지난해 발주량 61척보다 21.3% 줄었다.
이에 따라 조선3사의 2019년 수주성과도 대체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은 71억 달러치 선박을 수주하며 2019년 수주목표 78억 달러의 91% 채워 목표에 근접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61억1천만 달러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 83억7천만 달러의 73%를 채웠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11월 기준으로 92억4500만 달러치 선박을 수주해 목표 178억 달러의 51.9%만을 달성했다.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동안 17억 달러치 선박을 잇따라 수주하기는 했으나 이를 포함한 12월 수주물량을 반영해도 수주목표 달성률은 71% 수준이다.
조선3사는 2019년 해양플랜트 수주시장에서도 큰 힘을 쓰지는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인도 릴라이언스MJ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1기를 10억 달러에 수주해 해양부문 목표 20억 달러의 절반만을 채웠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셰브론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선체는 2억 달러로 규모가 작으며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를 1기도 수주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조선3사의 고부가선박 수주시장 지배력이 굳건하다는 점은 확인됐다.
이날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 17척을, 대우조선해양은 10척을, 삼성중공업은 쇄빙 LNG운반선 5척을 포함해 18척을 각각 수주했다. 올해 발주된 LNG운반선 48척 가운데 45척을 조선3사가 쓸어담은 것이다.
LNG운반선 수주 이외의 성과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17일 셔틀탱커(왕복 운송을 전담하는 원유운반선) 3척을, 삼성중공업은 2일 내빙 원유운반선 2척을 각각 수주하는 등 고부가 선박의 수주경쟁력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잠수함을 5척(1척은 건조가 아닌 창정비) 수주했다. 이 가운데 3척은 인도네시아에서 수주한 것으로 ‘특수선 명가’의 명성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조선3사는 내년에도 설계 및 건조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LNG운반선이나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물량 위주로 수주잔고를 쌓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발주가 지연된 프로젝트 단위 물량을 고려하면 내년 LNG운반선 발주척수는 지난해의 61척을 넘어설 수도 있다”며 “해양플랜트도 조선3사가 일찌감치 공을 들이고 있는 설비들이 있는 만큼 올해보다는 나은 수주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