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고부가가치사업인 항공기 정비사업(MRO)에 힘을 쏟고 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MRO는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정비(Overhaul)를 뜻하는 용어로 항공기의 원활한 운영과 유지를 위한 일체의 관리 및 정비활동을 의미한다.
대한항공은 최근 미국 국방부와 미군 공격기 A-10 선더볼트Ⅱ의 정비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규모만 2억1300만 달러(약 2540억 원)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은 A-10 선더볼트Ⅱ의 점검과 수리가 맡겨지면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에서 작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대저동에 위치한 대한항공의 부산테크센터는 축구장 90개 크기와 맞먹는 70만7866㎡ 규모로 조성된 항공기 정비공장이다. 6900여종의 장비와 1만9천종 이상의 공구를 갖추고 있으며 전문인력은 2700여 명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또한 항공기 부품 정비 및 구조물 제작 사업에서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보잉의 후속모델 개발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미국 보잉에 B787 드림라이너 항공기 동체와 날개구조물을 1천 대째 납품하기도 했다. 1986년 보잉의 B747 날개구조물을 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보잉의 민간항공기 구조물 제작사업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이런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보잉의 1차 협력회사로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정비시장 규모는 2018년 774억 달러였으나 2028년 1147억 달러로 연평균 4.0%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의 항공기 제조판매 및 정비와 관련한 2018년 매출은 650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비중을 높여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닌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항공정비사업에서 안정적 성과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항공업황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민간 항공사가 운용 중인 항공기 기종의 대부분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국내외 항공정비사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는 회사로 꼽힌다.
또 대한항공은 군용전투기 정비부문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미군 전투기를 분해하여 정비하고 재조립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닌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며 “한일 관계악화로 국내 항공업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대한항공은 항공정비사업이라는 고부가가치사업이 한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업황을 헤쳐나가는 데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오래전부터 항공정비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술력을 축적해왔기 때문에 투자한 데 비해 많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 됐다고 바라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정비사업은 항공기 제작사가 인증을 한 기업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며 “대한항공이 꾸준히 항공정비사업 분야에 관심을 쏟아왔기 때문에 이른바 '알짜사업'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대한항공의 항공정비사업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정부에서 관심을 보이고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