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쓰쿠다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롯데 계열사 사장단에 이어 일본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쓰쿠다 사장까지 지지표명을 하도록 해 경영권을 지키는 데 힘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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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
쓰쿠다 사장은 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특파원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운영하는 체제가 “매우 안정적”이라며 “한국과 일본 롯데의 분리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쓰쿠다 사장은 “한일 롯데가 서로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지만 신동빈 회장이 상품판매 등에서 상호 시너지를 높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다 사장은 일본 롯데그룹에 대한 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 회장이 한국롯데를, 쓰쿠다 사장이 일본롯데를 맡는 2인3각 구도를 거론했다.
쓰쿠다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판단력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쓰쿠다 사장은 “7월27일 변호사만 동석시킨 상태에서 신 총괄회장을 뵈었는데 같은 질문을 다시 한다든지 내가 일본담당인데 한국담당으로 헷갈려 했다”고 말했다.
쓰쿠다 사장은 “대화 때 (신격호 회장이) 굉장히 침착했고 아주 문제없게 대화를 나눴지만 도중에 '어'하고 생각되는 국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 총괄회장은 7월27일 일본을 방문해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사장 등 롯데홀딩스 이사 6명 전원을 구두로 해임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다음날 이사회를 열어 신격호 총괄회장만 이사에서 해임했다.
쓰쿠다 사장은 이와 관련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6명이 각 분야를 담당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한꺼번에 해임되면 경영은 어떻게 하느냐”며 “그런 사례는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이사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에 임명한 데 대해 “큰 실적을 남긴 분이기에 존경의 마음으로 힘든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쓰쿠다 사장은 “신동빈 회장은 당시 이사회에 참가했으나 그 표결(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보임하는 표결)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쓰쿠다 사장은 기자회견 내내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불렀다.
쓰쿠다 사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주거래은행이었던 스미토모은행에서 근무하다 신 총괄회장을 만나 신임을 얻고 일본 롯데그룹에 입사했다.
쓰쿠다 사장은 2001년부터 로열호텔 사장으로 근무하다 2009년부터 신 총괄회장에 의해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에 임명됐다.
쓰쿠다 사장은 일본 롯데홀딩스를 운영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방침을 놓고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쓰쿠다 사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해 "머리가 좋고 우수한 분"이라면서도 "기업통치의 룰과 원칙에 따라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고 부회장직에 물러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