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가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발생 이후 20일 만에 1조5천억 원 가량이 증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은 초반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데다 롯데그룹 불매운동도 벌어지면서 이제 악재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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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4일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마친 뒤 롯데그룹 주요계열사 사단장과 함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롯데쇼핑 주가는 4일 전일보다 0.82% 오른 24만6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경쟁업체인 신세계 주가가 8.94%, 현대백화점 주가가 5.74% 오른 데 비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롯데쇼핑 주가는 ‘형제의 난’이 불거진 7월27일 이후 7월30일까지 14% 급등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자 주가가 다시 5% 넘게 하락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롯데푸드 주가는 이날 7월27일 종가와 비교했을 때 3.75% 떨어졌다.
이 기간에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케미칼 주가 역시 5.02%, 9% 떨어졌다. 롯데제과와 롯데하이마트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롯데케마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8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뒤 약 1조4500억원 줄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분쟁 초반에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일부 주력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끼치던 경영권 이슈가 롯데그룹 모든 계열사로 불똥이 튀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으로 지분관계가 작용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지 몰라도 다시 더 많이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어느때보다 경영진의 냉철한 현실인식과 합리적 방향설정이 중요한 시기에 경영권 다툼으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면 경영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없다”며 “롯데쇼핑에 대한 투자전략을 경영권 안정화 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 왕자의 난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광윤사 지분 확보가 관건”이라며 “롯데그룹 지배구조 상위에 있는 상장사들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에 ‘반 롯데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소비재가 다수인 주요 계열사들의 하반기 경영실적에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롯데백화점과 롯데카드 등 롯데그룹 전체 계열사 제품의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불투명한 그룹 지배구조를 규명하고 국세청에 탈세와 탈루 의혹을 면밀히 조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