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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은은 왜 메가스터디를 팔까

최용혁 기자 yongayonga@businesspost.co.kr 2014-04-22 23: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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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은은 왜 메가스터디를 팔까  
▲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손주은 회장이 메가스터디를 판다. 손 회장은 사교육을 인터넷이라는 ‘성장성’의 옷을 입혀 성공신화를 쓴 주역이다.

손 회장에게 메가스터디는 분신 그 자체다. 그는 2000년 IT기술에 힘입어 인터넷강의 기업 메가스터디를 설립해 사교육시장을 평정했다. 그는 메가스터디를 코스닥에 등록해 2007년 시가총액 2조 원을 넘기는 '대박신화'를 기록했다.

사교육시장이 정부정책 때문에 어려워졌다고 해도 메가스터디는 여전히 3천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500억여 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손 회장은 그런 메가스터디를 왜 팔려는 것일까.

메가스터디는 22일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최근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손 회장은 대박신화 그 자체이자 분신인 메가스터디를 내놓은 것이다.

◆ 왜 파나 1. 메가스터디 성장둔화

메가스터디는 2011년부터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온라인사업 부문의 매출감소가 회사 전체에 영향을 줬다.

메가스티디는 2011년 매출액 2640억 원을 찍으며 정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3년 2028억 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2007년 최고치인 1021억 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13년 383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강력히 추진된 사교육대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입에서 수시모집이 늘어나고 정시모집이 줄면서 수능중심 인터넷강의가 주사업인 메가스터디는 흔들렸다. 여기에 대입 수능출제가 EBS와 연계되면서 메가스터디 인터넷강의를 듣던 수험생들이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메가스터디는 온라인 매출이 급감하자 오프라인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통해 실적을 만회하려고 했다. 2012년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온라인 매출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큰 동요는 없다”며 “온라인에 편중됐던 영업구조가 오프라인 등으로 다각화됐고 무엇보다 교육사업에 대한 철학이 뚜렷하기 때문에 난관을 잘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말대로 학원 등의 오프라인 매출은 늘어났다. 메가스터디의 고등부문 오프라인 매출은 2011년 790억 원에서 2013년 910억 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주력인 온라인 매출은 추락했다. 2011년에 비해 2013년 매출은 40% 가량 감소했다.

한 증권투자 연구원은 “메가스터디가 편입시장 진출 등 사업다각화를 했지만 주력은 역시 고등 온라인 부문인데 주력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면서 기업가치가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손 회장이 매각을 결심한 것도 온라인부문 매출이 급감한 데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터디라는 기업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계속 성장할 여지가 있지만 손 회장이 이룩한 온라인부문 매출이 감소한 데 대한 우려로 매각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메가스터디가 사업다각화를 한다면 오히려 손 회장이 빠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도 “공교육 강화 등 시장변화와 상관없이 기업은 성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길이 없다”며 “2015년을 기준으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은퇴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손주은은 왜 메가스터디를 팔까  

▲ 메가스터디의 매출과 영업이익 <금융감독원>


 ◆ 왜 파나 2. 2대주주의 압박

손 회장이 메가스터디 매각을 결심한 것은 2대 주주인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의 압박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는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가 운영하는 사모펀드다. H&Q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다. 외환위기 이후 쌍용정유, 쌍용증권 등 주가가 바닥을 친 한국기업을 사고팔아 큰 수익을 냈다.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는 2012년 코너스톤 사모펀드로부터 메가스터디 지분 9.21%를 인수했다. 당시 매입가는 주당 11만4천 원이었다. 코너스톤 사모펀드는 2006년 10월 주당 12만8천 원에 메가스터디 지분을 인수했다가 손해를 보면서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에 팔았다.

당시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는 향후 메가스터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했다. 이 회사는인수 당시 “교육은 한국에서 없으면 안되는 사업이고, 사교육 이슈 등에 변화가 오는 상황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지배력이 큰 메가스터디의 미래가치는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 메가스터디 주가는 그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 메가스터디의 주식이 7만~8만 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코리아데유케이션홀딩스는 무려 40% 가량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주가가 바닥이라고 판단해 매입해서 비싼 값에 매각하겠다는 H&Q의 전략은 실패했다.

H&Q는 투자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손 회장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의 지분 19.83%과 손 회장의 동생 손성은 사장의 지분 1.76%, 손 회장 부인의 오빠인 김성오씨 지분 1.77% 등 모두 23.35%와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의 지분 9.21%를 합쳐 매각하자고 설득했다는 것이다.

H&Q는 메가스터디 지분 32.56%를 함께 팔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되면 H&Q는 투자실패를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H&Q는 2010년 하이마트의 지분을 900억 원 가량 인수한 뒤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해 톡톡히 이득을 챙긴 적이 있다. 3대주주였던 H&Q는 1,2대 주주를 설득해 전체 지분을 묶어 매각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인수가보다 2배 정도 많은 1604억 원에 주식을 처분했다.

H&Q는 이번에도 투자금 회수를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팔려고 손 회장을 설득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 왜 파나 3. 손주은의 개인적 피로

손 회장의 불행한 가정사도 메가스터디 매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은 일찍이 자녀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또 메가스터디를 설립해 일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회사를 운영하면서 부인과 관계도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손 회장은 최근 들어 회사경영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메가스터디는 그동안 가족경영 형태로 회사를 운영해왔는데 가족들 사이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스터디 경영 방향을 놓고 손 회장의 독단적 일처리에 대해 동생들의 불만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 회장이 메가스터디를 키워온 원동력인 인터넷강의 부문의 매출이 줄어들자 손 회장의 경영의욕이 꺾였다는 게 손 회장 주변 인물들의 전언이다.

메가스터디 사업구조의 변화도 매각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터디 전체 매출에서 인터넷 강의 매출이 줄어들고 다른 부문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손 회장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최근 자주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적 피로가 누적돼 의욕이 많이 상실된 데다 메가스터디 성장에 대해 한계를 느끼던 터에서 2대주주 압박에 메가스터디를 매각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 누가 살까

손 회장 등이 내놓은 메가스터디의 지분 32.56%의 시장가치는 1500억 원 안팎이다. 시가총액을 놓고 계산하면 대충 그 정도다. 하지만 현금성 자산이 1천억 원(현금 및 현금성자산 388억 원, 단기금융상품 230억 원, 손익인식금융자산 382억 원) 정도 있다는 점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3천억 원에서 3500억 원 사이에 거래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손 회장은 메가스터디를 전략적 투자자가 매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메가스터디를 인수하는 데 현금을 3천억 원 이상 동원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인터넷강의 기업이나 이른바 인터넷강의 스타강사가 인수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본다.

또 메가스터디가 현금창출력이 좋은 기업이지만 일반 대기업이 메가스터디를 인수하기도 쉽지 않다. 사교육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인터넷강의 기업인 이투스교육을 인수했다가 다시 매각한 전례도 있다.

이 때문에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컨소시엄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손 회장의 바람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해 경영하고 재무적 투자자도 함께 투자하는 형식으로 메가스터디 인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투자자가 나설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한국의 교육열은 해외투자자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외국자본에 매각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해외투자자가 메가스터디를 인수할 경우 손 회장에게 계속 경영을 맡길 가능성도 높다. 특히 메가스터디가 고배당 주식인 점을 고려하면 해외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일 수 있다.

메가스터디는 22일 “최대주주 및 최대주주의 공동보유자인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가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선정하고 보유주식에 대한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가스터디는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다시 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 메가스터디는 어떻게 몸집을 불렸나

메가스터디는 2004년 12월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급성장했다. 2004년 서울 상계동과 서초동에 메가스터디학원을 열고 사이트 회원이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입시회사의 최고자리를 차지했다.

노량진 대성학원 앞에 메가스터디학원을 차릴 만큼 기세가 등등했다. 2006년 남양주메가스터디 기숙학원, 2008년 신촌메가스터디, 광주메가스터디 기숙학원 등을 차리며 입시학원의 영역을 넓혔다.

성인과 초등학생 교육에도 투자를 진행하며 교육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2005년 희소고시학원의 지분을 60% 가량 인수해 희소메가스터디고시학원을 설립했다. 2006년 초등교육기관인 엠베스트교육과 합병해 초중고교 온라인 교육기업으로 메가스터디를 탈바꿈했다.

손 회장은 2010년 이후 인터넷강의 시장이 주춤하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2010년 급식업체 메가푸드앤서비스를 계열사에 포함했다. 2011년 당시 편입학원 1등이던 아이비김영을 추가한다. 2012년 신성장동력 발굴 및 투자수익을 위한 신기술 금융회사를 목표로 메가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메가스터디는 현재 산하에 11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일반인 대상 교육회사인 메가엠디와 아이비 김영의 지분을 각각 64.43%, 45.6%씩 보유하고 있다. 일등스쿨과 에스이글로벌은 메가엠디가 지분을 70.6%, 100%씩 갖고 있어 메가스터디의 손자회사다. 메가푸드앤서비스, 메가북스, 형설에듀 등도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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