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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대우조선해양 매각 시도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7-29 15: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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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대우조선해양 매각 시도할까  
▲ 홍기택 KDB산업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할 수 있을까?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수조원 대 손실을 낸 사실이 알려져 시가총액이 반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실사를 마친 이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실사 직후 매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매각을 논하기에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매각설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4조~5조 원대에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다.

이런 말이 돌면서 한화 주가는 28일 전날보다 5.45%나 하락했다.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인수설을 부인했다. 한화 주가는 29일 전날보다 2.6% 오른 4만5400원에 장을 마쳐 반등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로 지목되는 기업들은 여럿이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가 알려진 직후 포스코가 인수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역시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우조선해양이 막대한 부실을 떠안고 있는 이상 선뜻 인수에 나설 회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도 주가급락으로 1조 원대로 줄어 당장 매각했을 때 산업은행이 손에 넣을 수 있는 대금은 많지 않다. 물론 시기적으로 매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조선업 재편 구상에 따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할 수 있겠지만 산업은행과 인수대상자 사이 가격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떠오르는 이유는 ‘주인없는 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을 산업은행이 임시로 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2000년 워크아웃 중인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으로서 출자전환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산업은행은 그 뒤 대우조선해양을 15년째 떠안고 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31.5%다. 은행은 타법인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지만 구조조정을 위한 출자전환으로 지분을 확보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 예외적 상황을 15년째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산업은행은 예외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업황은 부진한데 대우조선해양의 비대한 몸집이 매각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국내 기업에 매각해야 한다는 제한도 있었다.

산업은행이 본격적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나선 2008년이다.

당시 한화와 현대중공업, 포스코-GS컨소시엄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한화가 6조 원대 인수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한화는 그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유동성 문제가 생기자 인수를 포기했다.

그 뒤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고 국내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더 이상 없었다. 금융위기 이후 자금난에 빠진 국내기업들이 시가총액이 5~6조 원에 이르고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 지분가치만 2조 원 이상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는 사실상 버거웠다.

금융위원회가 2013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17.15% 가운데 5%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면서 다시 매각 이슈가 불거졌다. 국내에서 인수의향을 밝힌 기업은 없었으나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이 군함과 잠수함을 생산하는 방산회사인 점을 고려해 해외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술유출 우려는 물론이고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노조와 지역사회도 해외기업에 팔리는 데 강하게 반대했다.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2000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1조 원 남짓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지분은 금융위원회로 넘어갔다.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일부 지분 매각과 배당 등으로 이미 공적자금을 거의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화가 2008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납부한 이행보증금 3천억 원도 반환하지 않아 이미 공적자금 회수는 완료됐다는 추산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에서 공적자금 회수 이슈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의 의지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인수 후보자들이 인수가격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지금이 적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 회장은 올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조선업종이 힘들어 실적개선까지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매도 가격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매각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을 헐값에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홍 회장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그 전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 회장은 대우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대우조선해양까지 두 건의 빅딜을 동시에 성사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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