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시아는 올해 스크러버 수주가 급증한 덕분에 매출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글로벌시장에서 스크러버의 입지가 줄어드는 데 민감할 수밖에 없다.
▲ 이수태 파나시아 대표이사 회장.
2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나시아는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0년 하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시아는 친환경선박기자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선박시장의 친환경 흐름과 맞물려 조선업계에서 ‘알짜회사'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파나시아가 올해 매출 343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보다 430.1% 급증하는 것이다.
주력제품 스크러버가 파나시아의 폭발적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으로 파나시아는 글로벌 스크러버 수주시장의 14%를 점유해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스웨덴 알파라발, 미국 퍼시픽그린테크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파나시아는 스크러버 수주잔고로 2020년 인도분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2021년 인도분까지 일부 확보해뒀다. 해상 환경규제 덕분에 넉넉한 수주잔고를 쌓을 수 있었다.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함량 기준치를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하는데 스크러버는 규제 대응방안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파나시아의 성장세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스크러버는 결국 어떤 식으로든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 환경규제의 실질적 대응방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파나시아 수주잔고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개방형 스크러버는 이미 업계의 비관론이 현실화되고 있다.
2020년부터 세계 1, 2위 해상급유(벙커링) 항구이자 글로벌 원유 무역의 거점인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항구는 개방형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한다. 브렌트유 무역의 거점인 노르웨이는 아예 모든 종류의 스크러버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인도, 독일, 벨기에,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8개 나라는 이미 개방형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고 있다. 게다가 앞서 18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3위 경제국가인 말레이시아도 개방형 스크러버 금지국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결국 환경규제의 진정한 대안은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 뿐”이라며 “개방형 스크러버를 탑재하고 있거나 탑재할 예정인 선박들은 해운시장에서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방형 스크러버에 주력해 성장하는 파나시아로서는 상장을 앞두고 악재를 마주한 셈이다.
하지만 파나시아는 개방형 스크러버의 성장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개방형 스크러버의 입항을 금지할 것으로 알려진 나라들은 대부분 일부 항구의 입항 금지를 검토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파나시아가 스크러버 이외에 다른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파나시아는 친환경 선박기자재인 선박평형수 처리장치(BWTS)시장에서도 글로벌 점유율 16%로 2위에 올라 있다.
파나시아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는 필터와 자외선살균기술을 활용해 선박평형수의 미생물을 제거하는 방식인데 파나시아가 필터와 자외선램프를 직접 생산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앞서 9월 부산에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생산하는 제2공장을 짓기 위해 2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을 만큼 이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게다가 파나시아가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한 스마트공장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파나시아에 따르면 자외선램프 생산라인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뒤 생산량이 275% 늘었으며 불량률은 79% 늘었다. 47%의 에너지 절감효과도 봤다.
파나시아 관계자는 “업계 일각의 우려와 달리 개방형 스크러버사업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파나시아는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와 같은 다각화사업에도 힘을 기울이며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