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사업을 확장하는 데 차질을 겪을 수도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사업을 키우며 최근 공격적 행보를 보였는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여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공정위로부터 제재 여부와 수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해외투자 등에 이전과 같이 공격적 태도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이 사실상 담당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사업이 주춤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진출 성과가 점점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 문제로 발목이 잡히게 돼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2018년 5월 국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미래에셋대우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으로 활동하며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사업을 확장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전에도 해외에 오랜 시간 머무르며 해외투자처를 직접 물색한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미래에셋대우 글로벌경영전략고문으로서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사업 확장을 직접 총괄하기로 한 것이다.
박 회장이 해외사업을 맡은 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 실적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세전순이익은 2017년 348억 원에서 2018년 845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3분기 누적 세전순이익 1239억 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 회장이 국내외 투자에도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미래에셋대우의 투자자산 규모도 빠르게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투자자산 규모는 2018년 1분기 3조7천억 원에서 2018년 4분기 6조2천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2019년 3분기 기준으로는 6조9천억 원까지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계열회사들과 7조 원 규모의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네이버파이낸셜 투자 등에도 참여하고 있는 데는 박 회장의 투자 확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박 회장으로선 미래에셋대우의 대규모 투자를 직접 이끌면서 미래에셋대우의 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있었는데 공정위 제재로 찬물이 끼얹어질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예상했던 것보다 강경한 입장을 내놔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회사인 미래에셋대우로선 당분간 공격적으로 영업과 투자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재 여부와 수위가 어떤 수준에서 결정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최근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에 수익을 몰아줬다는 결론을 내리고 미래에셋그룹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비상장회사로 미래에셋그룹의 계열회사가 부동산펀드를 통해 투자자의 돈을 모아 개발한 호텔, 골프장 등을 임대해 관리한다.
박현주 회장 일가가 전체 지분의 91.9%를 보유하고 있다.
심사보고서에는 박 회장과 미래에셋그룹 법인을 고발하는 의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며 공정위는 이르면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어 미래에셋그룹에 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컨설팅이 관리하는 골프장, 호텔사업 등이 2010년부터 적자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박현주 회장 일가가 특혜를 입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받았으며 심사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의견서 등을 제출할 것"이라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