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짝퉁’ 쿠션제품에 칼을 빼들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2분기 실적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유사상품 불법유통에 강경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메르스로 침체된 관광산업과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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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2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인기상품인 헤라의 ‘UV 미스트 쿠션’을 베낀 가짜 쿠션제품 수만 개가 시중에 불법유통된 것과 관련해 강경대응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심상배 대표이사 명의로 회사 홈페이지와 헤라 브랜드 사이트, SNS 등을 통해 위조품의 불법유통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심상배 대표는 “회사 쿠션제품의 위상과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위조품의 생산과 유통을 통해 불법적 이익을 취하려는 사례가 발생한 점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안은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중에 있으며 선량한 피해자의 발생을 막고자 대응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쿠션제품은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처음 선보인 뒤 현재 13개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 히트상품이다. 지난 한해 동안 쿠션제품 판매량만 2600만여 개에 이른다.
쿠션제품은 스펀지를 이용해 파운데이션을 찍어 바르는 형태로 손에 화장품을 묻히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쿠션제품 출시 이후 지금까지 유사상품과 전쟁을 치러왔다. 화장품업계에서 이른바 ‘미투’ 상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비슷한 쿠션제품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한 방송이 가짜 쿠션제품 수만 개가 불법유통되고 있다면서 정품과 구별법을 보도해 논란이 커졌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가짜 쿠션제품은 정품과 구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아모레퍼시픽은 가짜제품과 구별하는 법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검찰도 위조품 생산자와 불법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실적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7월 들어 주가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22일 전날보다 2.85%(1만1500원)이 내린 39만1500원에 장을 마감해 다시 4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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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이 올린 가짜 쿠션제품 관련 입장문. <헤라 홈페이지 캡처> |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5월 중반까지만 해도 44만 원대까지 거침없이 질주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시가총액 순위에서 5위까지 약진했고 서경배 회장도 한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주식부호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실적둔화와 주가부진에 빠진 것은 메르스의 영향 때문이다. 또 중국시장 불안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서경배 회장도 메르스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와 내수시장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해외 관광업계 관계자와 언론인 200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아모러퍼시픽은 중국, 홍콩,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관광업계 관계자들을 8월부터 4차례 초청해 제주도 오설록 티뮤지엄 방문, 서울 시내면세점, 아모레 오산사업장 등을 둘러보도록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