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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한국판 아마존' 향한 가시밭길, 외국인 거물 영입으로 활로찾나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9-11-04 14: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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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최근 미국 금융·경제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의 아마존’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계획된 적자’를 바탕으로 한 현재 사업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나스닥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거나 새로운 사업구조를 찾겠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쿠팡 '한국판 아마존' 향한 가시밭길, 외국인 거물 영입으로 활로찾나
▲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외부에서 투자받은 자금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데 매년 적자폭이 커지면서 자금이 바닥나는 주기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19년 이후 쿠팡의 가용자금은 약 1조6천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쿠팡의 수익구조와 전략이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쿠팡이 보유한 자금은 2018년 결산일 기준 1~2년 안에 모두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쿠팡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아마존은 8년 동안의 적자를 감수한 뒤 2002년부터 흑자를 거두기 시작해 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 44.8%를 확보한 지배적 사업자로 우뚝 섰지만 쿠팡으로선 이런 시기를 견뎌낼 체력이 바닥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아마존이 초창기부터 시장 점유율 40%대를 확보했던 것과 달리 쿠팡은 아직 7%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온라인유통시장 초창기였던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11번가, 옥션, G마켓 등 많은 경쟁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 대형 유통사들도 속속 온라인 유통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유통업뿐 아니라 온라인 클라우드 컴퓨팅서비스(AWS)나 미디어 스트리밍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온라인 유통만 다루고 있는 쿠팡과 다른 점으로 꼽힌다.

쿠팡은 국내 배송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가 되기 위해 ‘계획된 적자’ 전략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대부분 소진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를 꾀해야하는 시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쿠팡은 최근 미국 금융·경제 전문가들을 잇달아 합류시키면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최근 한 달 동안 해외 금융경제 전문가 2명을 잇달아 영입했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LCC가 9월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데 이어 쿠팡은 10월 글로벌 재무관리 전문가로 꼽히는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했다.

앞서 3월에는 미국 법률전문가 제이 조르겐센을 최고법률책임자 겸 최고윤리경영책임자(CCO)로 영입하기도 했다.

눈에 띄는 특징은 모두 미국 금융·경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케빈 워시 사외이사는  미국 연준 이사회 의장 후보에 이름을 올릴 만큼 중량감 있는 인물이며 제이 조르겐센 CCO는 2012년부터 7년 동안 월마트 부사장 겸 최고윤리경영책임자로 일했다.

마이클 파커 CAO는 월마트에서 부패방지를 위한 재무통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글로벌 회계·정책을 담당하던 인물로 나이키의 외부 회계감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를 맡기도 했다.

윤리경영과 재무 전문가들을 영입한 만큼 이들의 경력을 감안하면 그동안 쿠팡이 미래 투자유치 수단으로 언급해오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상장 기준에 적합하게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 나스닥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손질하는 작업을 외부 인재들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아마존의 공세에도 굳건히 시장 지위를 유지한 월마트의 대응전략에서 역설적으로 쿠팡의 미래를 그려볼 가능성도 있다.

월마트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한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가져가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로 배송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쿠팡은 지난해 인건비로만 1조 원을 넘는 비용을 썼는데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쿠팡 역시 올해 현대오일뱅크의 주유소를 로켓배송 거점으로 확보하는 등 물류센터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일반인들이 배송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쿠팡플렉스를 도입하는 등 배송비용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계획된 적자’ 속 적극적 투자 확대전략을 위해 자금난을 마주할 때마다 재무적투자자(FI)에게 기대는 것은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나스닥 상장으로 자금난 돌파구를 마련하거나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수익구조를 찾아야할 절박함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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