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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삼성, 새 지배구조 개편안 찾아야"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5-07-16 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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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두 회사의 합병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싱어 회장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삼성, 새 지배구조 개편안 찾아야"  
▲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폴 싱어 회장은 15일 미국 CNBC가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삼성그룹과 처음부터 대결할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싱어 회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현행대로 이루어지면 주주들이 피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합병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어 회장은 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도 투표에 반대해줄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싱어 회장이 인터뷰에서 밝힌 1문1답 가운데 주요 내용이다.

- 한국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지닌 가문과 대결하게 되는 상황에 처한 이유가 궁금하다. 왜 굳이 한 나라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기업과 진흙탕싸움을 벌이고 있나?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한국에서 20년 이상 투자해 왔고 삼성그룹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삼성물산을 비롯한 계열사에 투자했다.

삼성그룹에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고 지금 일어나는 상황과 같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소문을 지난 3월 정도부터 듣게 되었다.

우리는 회사에게 이에 대한 사실확인을 요청했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일이 현실로 일어났고 우리는 합병이 불공정하다고 여기게 됐다.

따라서 가장 막강한 삼성그룹과 대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싸움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이 상황을 두고 검토한 결과 합병을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노력을 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합병에 반대한다는 것과 자사주 매각을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두 번의 가처분신청을 제출했으나 기각당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의 주식 7% 이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에게 금전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과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가 세계에서 인식되는 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불리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영향력이 막대한 상황에서 왜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가?

“자문의결기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에 이어 국민연금의 내부 조언자도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따라서 나는 이것이 크게 불리한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입장에 찬성하는 소액주주들이 많고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어려운 싸움이지만 불리한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합병은 투표를 통해 부결되어야 하고 삼성그룹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서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삼성물산의 주식가치를 올려 합병하는 것인가?

“나는 삼성물산의 주식가치가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다만 합병이 지금 계획된 대로 진행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주들에게 더 유리한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 당신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런 상황이 많이 일어나는 듯 하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우리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는 위기관리였다.

나는 그동안 직접 노력해서 경영권을 획득했다.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 결과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은 위험에 빠졌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위기관리 방법 가운데 하나다.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부담이 높은 일이다. 싸움을 걸기 위해서 소송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관리 방책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행동주의 전략에서 유능한 인력들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나는 내 시간과 경영능력을 쏟아 부어 위기를 헤쳐나가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있어 능숙하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 인신공격도 받고 있다. 당신의 사진 아래 ‘탐욕스럽고 무모한 악명 높은 헤지펀드의 수장’이라는 설명이 달려있기도 하다.

“사업과 관련된 소송에서 이런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한국인들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몇몇 집단이 이 상황을 한국과 외국인의 대결이라는 프레임 구도로 만들고 있다. 왜 이러한 방식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한국과 한국 사람에 대해 매우 긍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2002년 한국 월드컵 당시 복장을 갖추고 응원을 하기도 했다.”

- 지금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괜찮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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