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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최 부총리는 취임하면서 강력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예고하며 성장이 정체된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초이노믹스’다.
하지만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초이노믹스의 효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진다. 연간성장률이 3%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초이노믹스의 선배격인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성공을 거둔 것과 비교된다.
최 부총리는 올해 말까지 장관직을 수행하고 20대 총선 출마 준비를 위해 내년 1월 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최 부총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지만 해결해야하는 과제는 산더미다.
최경환 부총리는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재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1년 동안의 성과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 부총리는 “메르스 사태, 그리스 사태,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다 보니 지난 1년간 분투가 좀 묻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정치권이 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다른 나라는 정부와 정치권이 한마음으로 2인3각을 하는데 우리 정치권은 정부가 요청한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는 미루면서 대안없는 비판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추진한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조개혁이 안팎에서 발목이 잡혀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불만인 것이다.
최 부총리는 외국의 사례를 들어 부러움을 표현했다. 최 부총리는 “일본과 영국의 뜀박질 개혁이 부럽다”며 “한국화(Koreanization)가 개도국의 목표지만 나중에 거북이가 잠자는 정도의 느린 개혁으로 의미가 바뀔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취임 직후 40조 원이 넘는 재정확대 정책을 펼쳤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네 차례나 인하하며 부응했다. 대규모 부양정책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최 부총리 취임 전인 지난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0.5%였는데 지난 1년 동안 분기 성장률은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은 0.4%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올 초 담뱃값 인상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반면 일본의 아베노믹스의 경우 엔저를 무기로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일본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0%로 우리나라 성장률 0.8%를 제쳤다. 최 부총리가 아베노믹스를 부러워하는 이유다.
메르스 사태나 중국의 경기둔화 등 외부악재도 컸지만 내수 활성화라는 당면과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초이노믹스의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업의 돈을 가계로 흐르게 하겠다던 기업환류세제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올해 기업들의 임금인상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목표였던 가계소득 증대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 부총리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부동산 경기 반등은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비록 정부 시간표대로 결과가 나오기 어렵겠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보듯 착실히 앞으로 나가고 있다”며 “가계 핵심자산인 부동산에 대해 드디어 집이 팔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가장 고맙고 반갑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12일 TV인터뷰에서 향후 거취를 언급했다. 최 부총리가 내년 20대 총선에 도전하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 여의도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스스로 이에 대해 말한 것은 처음이다.
최 부총리는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라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는 중”이라면서 “연말까지 경제를 본궤도에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90일 전인 1월 중순까지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최 부총리도 올해 말까지 경제팀을 이끌다가 1월에 당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으로 따지면 최 부총리에게는 채 반 년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남은 기간에 비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중국 증시불안과 미국 금리인상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최 부총리가 경제 활성화 목표를 달성하기 버거워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 부총리는 당장 침체된 경기의 부양을 위해 12조 원 가까운 추경예산을 투입하려고 하지만 국회에서 이견으로 추경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고 있다.
최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추경은 시간싸움”이라며 “성장이 멈춘 나락에 뒤늦게 물을 줘봤자 쭉정이가 알곡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다급한 심경을 내비쳤다.
주요 정책 중 하나인 노동부문 구조개편도 지지부진하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된 뒤 노동계는 총파업 전술을 펴고 있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재계와 노동계의 사이가 더욱 벌어졌다. 노동계 하투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 부총리는 “노동계가 총파업을 무기로 기득권 유지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