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사장은 1987년부터 KT에서 일한 대표적 전략통으로서 2018년부터 KT의 사업 대부분을 담당하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을 맡고 있다. KT가 꾸준히 1등을 하고 있는 인터넷TV(IPTV) 등 KT에서 매출과 조직 규모가 가장 큰 부분을 이끌고 있다.
당시 조직개편을 통해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의 덩치를 키운 뒤 구 사장을 보낸 만큼 황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오 사장은 네트워크 전문가로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가 세계 최초로 5G통신 시범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하는 데 활약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황 회장과 함께 5G통신망을 점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각종 행사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구 사장과 오 사장은 각각 국회의원 정치자금 후원금 문제와 KT 아현지사 화재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회장후보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부사장급에서는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 부사장과 신수정 KT IT기획실장 부사장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KT 내부의 분위기다.
KT가 내부 후보를 다음 회장으로 세우는 데 정치권 등 외풍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도 주목된다.
KT의 지배구조위원회는 유일한 사내이사인 김인회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을 포함해 5명의 사내외 이사로 구성되는데 김대유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이강철 사외이사는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거친 인물이다. 나머지 2명의 사외이사는 변호사인 김종구 이사회 의장과 장석권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다.
황 회장이 다음 회장은 KT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지배구조위원회가 황 회장의 영향력 속에서 구성됐다는 점에서 황 회장의 뜻이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KT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회장후보 선출 과정에서 과거와 달리 청와대의 개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정치권에서 자천 타천으로 여러 압력이 들어갈 수도 있는데 지배구조위원회가 이를 얼마나 막아내는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2018년 3월 KT의 정관을 개정해 CEO 자격 요건을 ‘경영경험’에서 ‘기업경영경험’으로 변경한 만큼 외부 인사라 하더라도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 출신의 인사가 아닌 KT의 전현직 임원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