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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의 애물단지 '신사업' 처리 놓고 고심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5-07-14 11: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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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애물단지인 부실계열사 처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확장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사업들이 현대중공업 흑자전환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권 사장은 취임 이후 자원개발분야를 정리해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권 사장이 현대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얼마나 속도있게 부실계열사를 정리할지 주목된다.

◆ 태양광사업 현대아반시스 청산할까

권오갑 사장은 태양광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아반시스의 청산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의 애물단지 '신사업' 처리 놓고 고심  
▲ 태양광산업 침체로 휴업중인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현대아반시스.
현대아반시스는 현대중공업이 2010년 프랑스 생고방그룹의 자회사인 독일 아반시스와 50대 50의 비율로 22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박막형 태양전지 모듈 생산회사다.

현대아반시스는 2011년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에 부지를 임대해 박막형 태양전지공장을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은 당시 현대아반시스를 통해 차세대 태양광 박막전지분야에서 ‘글로벌 톱5’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공장은 2012년 준공 이후 시험가동만 하다 가동이 멈춘 상태다. 동업자인 생고방그룹이 태양광사업의 불황을 이유로 중국 투자자에게 지분을 팔아버리고 철수했기 때문이다.

현대아반시스 공장은 정상가동하기 전 폐업결정이 났다. 현대중공업은 이 공장을 정식으로 가동하지 못한 채 3년째 놀리고 있다. 이 때문에 1천억 원대의 손실을 봤다.

현대중공업은 이 공장의 청산을 내년 4월까지 결정해야 한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외국인투자지역은 공장준공 뒤 3년 안에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하지 않을 경우 부지임대 계약을 제한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아반시스의 청산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 그린에너지사업 부문 어떻게 하나

권오갑 사장은 수익성이 좋지 않은 그린에너지사업도 정리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그린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매출 3174억 원, 영업손실 165억 원을 냈다.

현대중공업의 그린에너지사업은 캐나다 전기차 부품업체인 매그너 이카(Magna E-Car)와 만든 조인트벤처업체 ‘HHI 배터리’, 중국 위해현대풍력기술유한공사가 보유한 중국 산둥성의 600MW 태양광 발전소뿐이다.

이 두 사업 모두 현대중공업이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산둥성 태양광 발전소는 매년 30억 원의 손실이 내고 있고 캐나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사업초기다 보니 투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이 주력사업인 조선부문과 해양플랜트분야에서 심각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계속하기 어려워 보인다.

권 사장은 이 사업들에 대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 풍력발전 계열사 야케 철수하나

야케는 풍력발전기 기어박스 전문제작회사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평산으로부터 부채 1030억 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단돈 1유로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의 애물단지 '신사업' 처리 놓고 고심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현대중공업은 당시 신재생에너지시장에 야심차게 뛰어들기 위해 그린에너지사업본부를 만들면서 야케를 인수했다.

그러나 그 뒤 신재생에너지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야케는 현대중공업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현대중공업은 야케 인수 뒤 625억 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그러나 야케는 2011년 411억 원, 2012년 351억 원 적자를 냈고 2012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권오갑 사장이 비주력계열사를 정리한다고 방침을 정함에 따라 야케도 청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야케를 회계상으로 손상차손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풍력발전시장의 불황으로 인수자 또한 찾기 힘든 상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야케 청산 가능성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청산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베트남의 현대비나신 조선소 그대로 둘까

권오갑 사장을 고민에 빠뜨리는 현대중공업의 또 다른 애물단지는 현대비나신 조선소다.

현대비나신 조선소는 베트남 중남부 카잉화성 닝화현에 자리잡고 있는데 국내 조선업계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한 조선소다. 현대중공업이 1999년 인수했고 연간생산능력은 10척 정도 된다.

현대비나신 조선소는 현대미포조선이 70%의 지분을, 베트남 국영 조선공사가 30%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비나신 조선소는 2010년까지 수리전문 조선소였지만 2011년부터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로 바뀌었다. 5만t급 이상의 대형 화물선을 건조할 수 있어 현대중공업 그룹은 이곳에서 범용선 위주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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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미포조선 베트남 현지법인인 현대비나신 조선소 전경.
현대비나신 조선소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 4045억 원, 순손실 1148억 원을 봤다. 자산총액은 4924억 원, 부채총액은 4888억 원으로 남아있는 자본총액은 36억 원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비나신 조선소는 업황이 좋지 못해 난처한 상황"이라며 "수주감소로 장기간 적자운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현대비나신 조선소의 부실은 모회사인 현대미포조선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현대미포조선은 이 조선소에 1억4천만 달러의 채무보증을 섰다.

권 사장은 이 조선소를 팔고 싶어 하지만 조선업 불황속에서 인수자를 구하기 힘든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비나신 조선소가 올해 1분기 15억 원의 흑자를 낸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 비주력 계열사 구조조정 의지 보여줘

권오갑 사장은 취임 뒤부터 현대중공업그룹 사업재편을 통해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권 사장이 처음 수술칼을 댄 분야가 현대중공업의 자원개발분야였다.

권 사장은 2월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자원개발의 지분을 모두 현대종합상사로 넘겼다.

현대자원개발은 2011년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오일뱅크, 현대종합상사가 500억 원을 출자해 만든 법인이다. 현대중공업이 200억 원, 현대미포조선이 175억 원, 현대오일뱅크가 75억 원, 현대종합상사가 50억 원을 출자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자원개발 만들 당시 대우인터내셔널 같이 자원개발에 특화한 전문기업을 만든다는 뜻을 세웠다. 그러나 현대자원개발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매년 18억 원대의 적자를 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자원개발을 현대종합상사에 넘긴 이유에 대해 “그룹의 역량을 핵심사업 위주로 집중해 나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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