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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가운데)이 13일 오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 합의를 이끌어낸 뒤 김한조 외환은행장(왼쪽부터 첫째),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둘째),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넷째),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손을 잡고 있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으로 ‘메가뱅크’ 구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의 소매금융과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 하나-외환은행 통합, 메가뱅크되나
하나금융은 13일 금융위원회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금융위는 노사합의가 이뤄진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예비인가를 내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법인을 올해 안에 출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법인은 총자산 1위 은행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두 은행의 합병에 따라 앞으로 5년 동안 1조8천억 원의 시너지 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며 “두 은행이 합쳐지면 비용절감에 더해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익증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총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각각 171조 원과 119조 원이다.
두 은행이 통합하면 총자산이 290조 원에 이른다. 이 통합은행은 현재 신한은행(261조 원)보다 몸집이 크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통해 영업망도 대거 확보하게 됐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하면 945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게 된다. 이 통합은행은 신한은행을 제치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영업점 수 3위에 오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올해 10월 계좌이동제 실시를 앞두고 개인고객이 은행 영업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양쪽 모두 영업점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는데 합병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은행은 24개 국가에 걸쳐 총 127개 영업점의 해외영업망도 확보하게 된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이 외환거래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활용해 통합은행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 ‘소매’ 하나은행과 ‘기업’ 외환은행의 시너지
김정태 회장은 소매금융에 강한 하나은행과 기업금융에 강한 외환은행이 통합할 경우 강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13일 “하나금융은 프라이빗뱅킹(PB)이 강하며 외환은행은 외환업무에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두 은행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특화해 최고의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1995년 국내 최초로 프라이빗뱅킹을 도입한 뒤 현재까지 업계 상위권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프라이빗뱅킹은 은행이 거액의 개인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상대로 예금관리와 재테크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외환거래의 54.2%를 취급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외환거래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수출입금융 등 기업금융에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들이 서로 장점을 배워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한 시너지가 통합은행 실적에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 하락문제를 안고 있는 것과 달리 통합에 따른 시너지 기회를 얻었다”며 “두 은행의 통합이 이익수준을 높일 기회라고 시장에서도 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