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들이 너도나도 화장품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의약품 원료가 가미된 기능성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슈티컬의 인기를 타려고 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스메슈티컬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제약회사들은 경영전략에 따라 화장품사업 진출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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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약회사들이 잇따라 화장품을 직접 출시하거나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4월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인 ‘센텔리안24’를 출시하며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동국제약의 주력제품인 마데카솔 성분이 함유된 ‘마데카 크림’은 최근 홈쇼핑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계열사 디엔컴퍼니를 통해 4개에 이르는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온라인몰과 면세점 등으로 유통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화장품 매출은 2012년 90억 원에서 지난해 150억 원까지 증가했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였던 위노바는 기능성 화장품원료사업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위노바 주가는 최근 1년 사이에만 10배 가까이 올랐다. 이뿐 아니라 삼성제약과 국제약품 등이 화장품사업 진출계획을 밝혔다.
제약회사들은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을 치열한 제약시장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현금창출원’으로 보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이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로 화장품에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뜻한다. 기존의 화장품에 의학적 성격을 가미해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지는 추세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제약업에 비해 화장품사업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며 “마침 코스메슈티컬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늘고 있어 제약회사들이 시장에 뛰어들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5천억 원 규모로 전체 화장품 시장의 5%에 그친다. 하지만 화장품시장 1위인 미국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전체의 2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코스메슈티컬 제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제약회사들이 중국에 직접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고 있다. 중국의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480억 위안(8조 원)에 이르고 있다.
정부도 최근 충북에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개발센터’를 짓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화장품의 연구개발을 강화해 K-뷰티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코스메슈티컬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브랜드를 내놓기 전 다양한 유통채널을 미리 확보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성제약은 ‘에이씨케어’와 ‘아토24’ 등으로 1997년 화장품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그러나 동성제약 화장품 매출은 2013년 109억 원에서 지난해 91억 원으로 떨어졌다.
국제약품은 색조화장품 브랜드인 ‘스틸라’로 2013년 매출 42억 원을 올렸지만 지난해 36억 원으로 급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