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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웅진코웨이 인수전 유찰돼 5천억 회수 지연될까 '근심'

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 2019-10-08 16: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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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며 떠안은 5천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인수대금을 이른 시일에 회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으로선 웅진코웨이 매각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는 게 유리한데 웅진그룹과 인수후보들이 원하는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유찰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웅진코웨이 인수전 유찰돼 5천억 회수 지연될까 '근심'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8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웅진코웨이 매각 무산 가능성을 놓고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웅진코웨이 매각이 유찰되면 웅진코웨이 매각을 빠르게 마무리해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해 1조6천억 원을 웅진그룹에 빌려준 바 있다. 인수대금의 80%를 넘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인수금융 방식으로 조달한 1조1천억 원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셀다운(재판매)을 완료해 부담을 모두 덜어냈지만 웅진씽크빅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5천억 원은 여전히 한국투자증권이 떠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코웨이 매각 주관사인 동시에 무산되면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전을 무사히 마무리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코웨이가 1조6천억 원 이상에만 팔리면 웅진씽크빅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회수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높은 가격에서 매각이 이뤄지길 기다리는 것보다 인수후보들이 원하는 가격에 빨리 매각되는 게 더욱 유리한 것이다. 

오히려 웅진코웨이 매각 지연으로 전환사채 인수대금 회수가 늦어지면 한국투자증권은 늦어지는 시간 만큼 재무적 부담을 오랜 시간 안고 가야 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순자본비율(새 NCR)은 2018년 말 1016.9%에서 올해 3월 말 803.5%로 급락했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에 과도한 자금을 제공한 점도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순자본비율은 유동성 자기자본(영업용 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금액을 필요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웅진그룹이 웅진씽크빅, 웅진 등의 법정관리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한국투자증권에게 부담을 안기는 요인이다. 

웅진그룹이 원하는 가격에 웅진코웨이를 팔 수 없다면 웅진씽크빅, 웅진 등의 법정관리를 통해 채무를 탕감 받은 뒤 재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웅진씽크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한국투자증권은 사실상 웅진씽크빅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과 인수후보 사이에서 웅진코웨이의 매각가격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 매각을 성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던 SK네트웍스는 10일 예정돼 있는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웅진그룹이 원하는 매각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참여할 다른 적격인수후보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털과 전략적투자자(SI) 중국 하이얼 컨소시엄 등 3곳이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웅진그룹과 인수후보들이 원하는 웅진코웨이 매각가격에 차이가 크다는 점, 남은 인수후보 가운데 SK네트웍스만큼 강한 인수의지를 보인 곳이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웅진코웨이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웅진코웨이 매각가격으로 2조 원가량을 원하는 반면 인수후보들은 1조6천억 원가량을 적당한 가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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