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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SK하이닉스의 D램 의존도 낮추기 성공할까

오대석 기자 ods@businesspost.co.kr 2015-07-02 09: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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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의 D램 의존도 낮추기 성공할까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SK하이닉스의 D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실적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매출의 80% 가량이 D램에 치우친 점은 향후 성장의 한계로 꼽혔다.

D램의 업황에 수익성이 좌우돼 SK하이닉스 경영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박 사장이 “지난 2년 동안 실적에 도취하다가 성공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한두 번 잘못하면 미끄러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고민이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당장 2분기 실적만 해도 D램의 업황부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전망을 종합하면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기존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황준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2분기 1조3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기존 예상치인 1조5천억 원을 밑돌 것”이라며 “D램 출하량이 직전분기보다 6% 늘었지만 PC와 스마트폰 부진으로 D램가격이 하락해 평균가격(ASP)이 8%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D램은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성장까지 둔화하고 있어 SK하이닉스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D램시장은 올해 477억8800만 달러로 작년보다 2% 성장하지만 2016과 2017년 각각 1.6, 1.9%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낸드플래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읽고 쓰고 저장이 가능한 메모리반도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에 들어가며 시장규모도 매년 5~9%씩 성장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13년 취임하자마자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낸드플래시 솔루션 개발 기능을 별도본부로 확대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중국 충칭에 낸드플래시 후공정 생산공장을 지었다.

박 사장은 매년 낸드플래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인수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낸드플래시가 주력제품이 될 것”이라며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낸드플래시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와 기술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SK하이닉스, 올해 하반기 낸드플래시 기대 높아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에 낸드플래시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에 3D 낸드 양산과 TLC낸드 적용확대로 사업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의 D램 의존도 낮추기 성공할까  
▲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2월 제5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박성욱 SK하이닉스사장에게 100억불 수출의 탑을 수여하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전체 낸드플래시 가운데 TLC낸드플래시의 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TLC낸드플래시는 기존 멀티레벨셀(MLC)보다 저장효율이 2~3배 뛰어나고 원가도 25% 정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

박 사장은 이미 5월 TLC낸드플래시를 본격적으로 양산해 SK하이닉스의 주요 공급선에 납품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플이 올해 하반기 내놓는 아이폰6S에 고용량의 TLC낸드플래시를 요구하고 있어 TLC낸드플래시의 비중이 당초 증권가의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아이폰6의 경우 16GB모델의 메모리 공급을 독점했으며 64GB 모델은 30%의 메모리 물량을 납품했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이폰6S가 고용량 TLC 솔루션을 요구하면서 낸드플래시사업의 영업이익률이 올해 2분기 6%대에서 3분기 11%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박 사장은 올해 3분기부터 36단 3D V낸드플래시를 양산하려고 한다. 3D V낸드플래시는 기존의 평면 낸드플래시를 위로 쌓아올려 저장속도가 빠르고 수명도 길다. 소비전력도 적게 든다.

3D V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장도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3D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SSD시장 규모는 올해 15만대 정도에서 2019년 9340만대로 6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난 3개월 동안 떨어지지 않은 점도 SK하이닉스에게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꾸준히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가격이 더 올라 SK하이닉스의 업황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 낸드플래시사업, 과제도 많아

박 사장이 낸드플래시를 D램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사업에서 후발주자다. SK하이닉스는 D램 반도체에서 세계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낸드플래시는 12%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해 4위에 머물렀다.

  박성욱, SK하이닉스의 D램 의존도 낮추기 성공할까  
▲ SK하이닉스 중국 충칭 공장.
도시바, 마이크론, 인텔 등 앞선 업체들도 올해 3D V낸드플래시 양산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차기 아이폰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수주하려 하는 것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악재로 꼽힌다. 만약 삼성전자가 애플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물량을 공급하게 되면 기존 납품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낸드플래시 사업의 영업이익이 적은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D램사업이 지난해 영업이익률 45%에 육박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SK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미세공정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앞으로 48단 3D V낸드플래시 개발에 주력하는 등 앞선 기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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