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어떤 방향으로 행사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 통과에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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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긴급 간담회가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최홍석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 과장이 참석했다.
신장섭 교수는 국민연금이 수익률과 국익을 고려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삼성물산 주가가 합병발표 뒤 15~20% 올랐다”며 “국민연금은 투자기관이기 때문에 필요한 수익률을 내야하고 국민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국익을 지키는 범위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주주가치 훼손을 이야기하는데 어떤 주주가치가 훼손됐는지 알 수가 없다”며 “삼성그룹은 잘한 점도 있고 잘못한 점도 있지만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한국경제에 어떤 공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합병비율 산정과 시기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채이배 연구위원은 “삼성가가 아닌 독립된 두 회사라면 주가가 저평가 돼 있을 때 합병을 진행하는 게 맞느냐”며 “합병은 주가가 좋을 때 맞춰서 진행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채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주총을 준비하고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을 텐데 SKC&C 반대 의사결정을 볼 때 예측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도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가가 최저일 때 진행됐다”며 “합병비율의 적법성은 맞지만 자본시장법의 맹점을 파고들어 시점을 정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아버지를 잘 만난 것 때문에 경영능력이 검증이 안 된 사람에게 그룹이 넘어가는 것은 국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합병이라는 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합병 찬반과 관련해 주주가치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최홍석 과장은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증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합병은 사안별로 검토하고 있으며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판단하면 반대한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두 기업의 합병이유, 시너지 여부, 합병비율과 관련해 외국계 펀드가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 삼성그룹의 주주권익 강화방안 등을 모두 검토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