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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고심,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추진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6-25 2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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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고심,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추진할까  
▲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다시 추진할까?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가 조만간 강력한 쇄신안을 내놓는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가 계열사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우인터내셔널 매각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져 쇄신안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25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계열사 구조조정, 임원 급여 10% 삭감을 포함한 비용절감방안 등 다양한 쇄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계열사 구조조정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철강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철강 외에서도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의 구조조정이 다시 급물살을 타면서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내린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 대우인터내셔널 통째로 매각할까?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 계열사 가운데 자산규모 기준으로 가장 덩치가 크다. 매각에 성공하면 포스코는 확실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논할 때부터 빼놓지 않고 등장해 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종합상사회사로 무역업 등 비철강분야를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구조조정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난해부터 포스코 내부에서 계속 나왔다.

포스코에 인수된 뒤에도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데다 영업이익률이 워낙 낮고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84%에 그친다.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인 3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 20조4천억 원에 비하면 매우 적다.

반면 대우인터내셔널의 부채비율은 267%로 포스코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인 88%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의 부채는 6조2천억 원가량으로 전체 부채 39조의 16%를 차지했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2010년 3조3800억 원을 들여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다. 포스코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영업능력과 자원개발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뒤 철강과 자원개발 업황이 불황을 겪으면서 기대보다 시너지가 크지 않았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알짜사업으로 꼽히는 미얀마가스전에 대해서도 포스코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유출된 문건에 따르면 포스코는 미얀마가스전에 대해 “상업생산이 시작돼 수익이 창출되고 있으나 대규모 투자자금의 고착화와 부채증가로 연결재무구조 개선효과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가스전이 앞으로 20년 이상 매년 3천억~4천억 원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만큼 미얀마가스전 매각이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권오준 회장 입장에서 잘 나가는 사업을 최대한 비싸게 팔아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듣던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에 뚜렷한 성과를 남기려 할 가능성도 있다.

권 회장은 최근 미얀마가스전 매각과 관련해 “당장 매각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병일 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나며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던 미얀마가스전 분할과 매각 검토는 이제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내부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 사태를 거치면서 차라리 대우인터내셔널을 통째로 매각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그만큼 두 회사는 감정이 틀어진 상태다.

◆ 포스코에 남아 시너지 거둘까?

대우인터내셔널의 덩치가 너무 커 국내기업 가운데 마땅한 인수자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은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 가능성을 낮게 만든다.

포스코는 3조3800억 원이라는 큰 돈을 들여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68%를 인수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68%의 가치는 24일 종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2조 원 가량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으면 이보다 더 비싸진다.

  권오준 고심,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추진할까  
▲ 김영상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
권 회장도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 “회사가 커 결국 회사를 쪼개서 매각해야하는데 개인적으로 볼 때 쪼개는 순간 대우인터내셔널의 기업가치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가치까지 하락시키면서 매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매각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쪼개서 팔지 않겠다던 권 회장의 기조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이 최근 불거진 미얀마가스전에 더욱 반발했던 이유도 회사가 알짜사업인 미얀마가스전을 분할해 매각한 뒤 덩치가 작아진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포스코가 중장기적으로 비철강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자원개발과 에너지부문을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가 현재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 가능성을 낮춘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차사업은 대우인터내셔널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손잡고 2018년부터 대우 이름이 들어간 차를 양산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결국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이 앞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와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가 매각의 관건으로 보인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에서도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 “앞으로 포스코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장래를 내다보고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준 회장도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의 장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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