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24일 SK와 SKC&C의 합병에 반대하기로 결정하면서 SI회사를 키워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경영권 승계 도구로 활용하려는 그룹들이 부담을 안게 됐다.
SKC&C처럼 SI회사 몸집을 키우는 대표적인 곳으로 한화그룹의 한화S&C가 꼽힌다.
|
|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이 한화S&C를 키워 경영권 승계의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S&C도 SI회사로 한화그룹 전산업무를 도맡으면서 성장했다. 한화S&C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52.0%로 SKC&C의 46.4%보다 높다.
한화S&C는 또 사업다각화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한화S&C는 여수열병합발전과 군장열병합발전을 인수해 한화에너지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한화S&C 매출의 49%, 영업이익의 69%를 차지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인수에도 참여해 지분 30%를 취득했다.
한화S&C는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큐셀 지분 20%, 한화솔라파워기쓰키 지분 57.05% 등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화S&C가 충분히 커지면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한화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해 한화 지주회사부문과 한화S&C를 합병하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한화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마찬가지다.
CJ그룹은 지난해 SI계열사인 CJ네트웍스와 드러그스토어를 운영하는 CJ올리브영을 합병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합병 전날 CJ네트웍스 지분 15.91%를 아들 이선호씨에게 증여했다. 이선호씨는 합병 뒤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1.3%를 보유하게 됐다.
이밖에도 현대오토에버(현대차그룹), 롯데정보통신(롯데그룹), GSITM(GS그룹), 신세계I&C(신세계그룹) 등이 SI회사로 오너 일가가 대주주나 주요주주에 올라있다.
이 회사들도 SI회사를 키운 뒤 합병을 통해 오너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