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9일 제주도청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제주관광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시스> |
제주도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 성수기를 앞둔 관광항공업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신음하고 있다.
제주도 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9일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141번 환자와 접촉자 등 166명을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141번 확진자는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기 전 3박4일 동안 제주도를 여행했다.
이 환자는 5일부터 8일까지 제주도를 여행했다. 그 뒤 10일경 발열과 기침이 발생했고 12일 강남보건소 검사결과에서 양성판정, 13일 국립보건연구원 2차 검사결과에서 확진판정을 받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141번 환자가 제주도 방문 당시 메르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단 1%의 가능성이라 하더라도 철저하고 강력한 조치를 통해서 끝까지 청정제주를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메르스 사태로 제주도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며 “관광객 감소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제주도 관광객은 메르스 사태 이후 평소 관광객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제주도는 그동안 ‘메르스 청정지역’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메르스 환자의 제주여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7~8월 여름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제주도 호텔과 렌터카업계, 식당 등은 비상이 걸렸다.
이 환자가 투숙했던 것으로 알려진 제주신라호텔은 영업을 잠정중단했다. 제주신라호텔은 호텔 예약취소 고객들에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하고 당분간 예약도 받지 않기로 했다.
제주도 렌터카업계도 메르스 감염예방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KT금호렌터카와 AJ렌터카 등은 위생용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핸들을 비롯한 차량내부를 소독하는 등 메르스 감염우려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관광항공업계는 메르스 악재가 제주도까지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 예약취소 건수는 20만 여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선은 대한항공이 2만여 건, 아시아나항공이 1만4500건에 이른다. 여기에 7~8월 예약분도 포함됐다.
|
|
|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사옥 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대책상황실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뉴시스> |
저비용항공사들도 주말 기준으로 김포와 제주를 오가는 노선의 평소 탑승률이 90%였으나 메르스 사태 이후 70% 대로 떨어졌다.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제주노선 운항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더욱 줄어들고 제주를 오가는 항공수요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7~9월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메르스 사태가 확산돼 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메르스 위기극복을 위한 새누리당 관광분야 간담회’에서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듣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남상남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장을 방문하면 이구동성으로 예약의 90% 아니라 거의 전량이 취소됐다고 한다”며 “그야말로 패닉상태, 공황상태”라고 말했다.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도 “외국 관광객의 연이은 예약취소도 문제지만 현재 7·8월 예약이 전무하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며 “범정부적으로 대내외적 신뢰구축을 통해 관광객을 안심시키는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