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이 구속됐다. 샐러리맨 신화를 쓰면서 한때 재계 순위 13위에 올랐던 강 전 회장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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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15일 수천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강 전 회장을 구속했다.
강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매우 중대하며, 현재까지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강 전 회장은 구치소로 가기 전에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대답했다.
법원은 또 수천억원대의 횡령과 배임 등에 가담한 혐의로 변모(60) 전 STX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모(50) 전 STX그룹 경영기획실장, 김모(58) 전 STX조선해양 CFO에 대해서도 모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전 회장은 14일 오전 9시50분쯤 출석해 심문실로 향하기 전 기자들이 횡령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강 전 회장은 회사 고위 임원들과 공모해 STX중공업의 법인자금으로 재정난에 빠진 다른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거나 연대보증 등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는 과정에서 법인자금을 횡령하고, 5년에 걸쳐 제조원가를 낮추거나 허위로 회계처리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 전 회장 등의 범죄 액수는 횡령 540억 원, 배임 3100억 원, 분식회계 규모 약 2조3천억 원 등으로 파악된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강 전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앞으로 횡령금액의 사용처 등에 대한 수사를 보강하는 한편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희범(65) LG상사 부회장이 2009∼2013년 STX중공업과 STX에너지 총괄회장을 맡아 회사 경영 전반에 깊이 관여한 만큼 구체적 역할을 규명하는 데 수사의 무게를 둘 전망이다.
검찰은 산업자원부 장관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역임한 이 부회장이 정·관계 로비창구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조만간 이 부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