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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기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위원장 당선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팀의 회의실을 폐쇄한 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금융위원회가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분리를 추진하면서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은 최 이사장이 이 조직개편을 막지 않으면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 노동조합,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분리에 반발
이동기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위원장 당선자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최 이사장이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이 분리되는 일을 막지 않는다면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최 이사장이 한국거래소 조직과 직결된 자본시장 구조개편에 대해 명확한 반대의사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 당선자는 또 최 이사장이 자본시장 구조개편을 막을 계획을 짜고 금융위의 실무작업에도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이사장은 금융위가 검토하고 있는 한국거래소 조직개편안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월 취임간담회 당시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이 각각 특성에 맞게 경쟁하고 발전하도록 거래소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그뒤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시장 등을 거느리고 있는데 코스닥을 떼어내 독립적 거래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국벤처기업연합회 등은 코스닥이 분리될 경우 상장요건이 지금보다 완화하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기업 등이 자본을 지금보다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임 위원장도 지난 4일 한 포럼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들이 과거와 다르게 서로 비슷한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진취적인 기업이 더 편리한 상장요건을 가지고 코스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이 독립적 거래소가 될 수 있는 재정상태를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코스닥을 섣불리 분리했다가 부실기업 상장문제가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이 독립적 거래소가 되려면 자기자본을 1천억 원 이상 보유해야 한다. 그런데 최대주주의 보유지분 한도가 5%로 제한돼 있어 이런 자기자본을 모으려면 여러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코스닥은 매년 약 3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어 투자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놓고도 대립
한국거래소는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닥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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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
한국거래소가 기업공개로 모은 자금을 이용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등 각 사업본부들도 자회사로 바꾸는 방식이다.
최 이사장은 4월 초 한국거래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 이 태스크포스는 자본시장 구조개편의 실무 방안을 마련하는 일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이 지난 1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인수합병과 사업다각화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한국거래소의 소유지배구조와 조직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노조는 지주회사 전환도 코스닥 분리를 전제로 두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동기 노조 위원장 당선자는 15일 “최 이사장이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을 때 구조개편 반대 논리를 구성해 조직을 지키려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금융위의 구조개편작업을 지원하고 지주회사 전환 방안을 제시해 코스닥 분리 반대를 주장할 명분을 반감시켰다”고 비판했다.
금융위는 이르면 6월 말 한국거래소 개편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