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식품사업의 새 성장동력을 미국에서 찾고 있다.
미국 식품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크면서도 다양한 인종 덕분에 개방적이어서 CJ제일제당의 글로벌사업 확대에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를 활용해 미국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일부터 7일까지 미국 PGA대회 ‘더3M오픈’의 공식 후원 브랜드로 참가해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이번에 선보인 메뉴는 지금까지와 달리 CJ제일제당 푸드시너지팀과 미국 슈완스 셰프들이 협업해 만들었다.
미국인의 입맛에 맞춘 한식을 개발하기 위해 슈완스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해외사업 확대에 맞춰 세계적 수준의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3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내는 슈완스의 경영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다.
미국 식품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1조2700억 달러(약 1424조 원)로 전 세계 식품시장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로 한국 식품시장의 10배에 이른다.
다만 미국 식품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한국 식품 가운데 미국 월마트 모든 매장에 입점한 사례는 손에 꼽힐 만큼 적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식품시장도 점차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다. 라틴계과 아시안 등 이민인구가 증가하고 미국 밀레니얼(20~3O대)세대의 성장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방탄소년단(BTS) 등 신한류 열풍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한식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미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대표식품 ‘비비고 만두’는 2018년 해외 매출이 3420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미국에서만 2400억 원을 벌어들였다. 비비고 만두는 미국에서 2016년 1천억 원, 2017년 1750억 원의 매출을 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비비고 만두는 중국과 베트남에 먼저 출시됐는데 오히려 늦게 진출한 미국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미국,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식품시장에서의 매출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CJ제일제당의 미국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54%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CJ제일제당이 슈완스에 이어 미국 식품기업을 추가로 인수합병(M&A)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 미국 식품·유통 사업에 추가로 10억 달러(약 1조 1555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손 회장의 발언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미국에 더 투자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