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가 재도약을 위해 원브랜드 미샤를 멀티숍인 '눙크'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과 신세계의 ‘시코르’ 등의 편집숍이 자리잡고 있어 에이블씨엔씨가 후발주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4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회사들이 기존 원브랜드에서 멀티숍으로 전환하면서 멀티숍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에이블씨엔씨 뿐 아니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도 멀티숍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최근에는 신세계백화점도 뛰어들면서 국내 멀티숍 화장품시장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도 13일부터 멀티숍 브랜드인 눙크를 론칭하면서 멀티숍시장에 뛰어들었다.
눙크는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인 미샤와 어퓨, 부르조아, 스틸라 등을 포함해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 150여 개의 3천여 가지 제품을 판매한다.
에이블씨엔씨는 7월까지 전국 20곳에 눙크 매장을 낼 계획을 세웠다. 6월21일에는 눙크의 온라인 몰도 첫 선을 보인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내면서 2018년 1분기부터 2018년 4분기를 제외하고 4개 분기동안 적자를 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23억 원을 냈다. 2018년 1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 적자 규모가 2배를 넘어섰다.
에이블씨엔씨로서는 적자 탈출을 위해 뒤늦게 로드숍에서 멀티숍으로 경영전략을 수정했지만 에이블씨엔씨의 실적을 반등하는 데 고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자리잡고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내세운 여러 화장품 브랜드 편집숍 형태는 이미 신세계가 ‘시코르’라는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는 데다 아모레퍼시픽도 ‘아리따움 라이브’를 통해 다른 화장품회사 제품을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코르는 올해 매장 수를 40개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신세계는 전국 22곳에 시코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코르는 신세계가 2017년 5월 론칭한 화장품 편집숍으로 해외 직구로만 살 수 있던 해외 고급 화장품 브랜드들 부터 국내 중소 화장품 회사들의 제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시코르는 여기에다 고급화장품 매장에서 직원들이 과도하게 따라다녀 부담을 키운다는 의견을 반영해 고객 스스로 체험을 통해 구매할 수 있게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아리따움 매장에 다른회사 화장품 제품을 입점하고 있는 데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300개 아리따움 매장을 아리따움 라이브로 늘릴 계획도 세워뒀다.
아리따움 라이브는 2018년 9월 강남에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다른 회사 화장품 브랜드는 58개였는데 2019년 2월 말 기준으로 67개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등 물품이 늘어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직영점을 포함해 300개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에이블씨엔씨도 올해 3월 기준으로 430곳의 미샤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모든 매장을 멀티숍으로 전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올해 7월까지 20곳의 미샤 매장을 눙크 매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후 시장의 반응에 따라 더 출점할 수 있지만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원조’ 체험형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가 올해 10월 한국 진출도 앞두고 있어 국내 멀티숍 화장품시장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포라는 세계적 패션뷰티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의 화장품 편집숍으로 1970년 프랑스에서 첫 매장을 열고 현재 33개 나라에 2300개 매장을 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