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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엔화약세 지속되면 금융위기 재현 우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5-29 19: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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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약세 현상이 앞으로 2~3년 동안 지속되면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수준의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엔화약세에 대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경연 "엔화약세 지속되면 금융위기 재현 우려"  
▲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열린 ‘초엔저의 전망과 파장 및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엔화약세 현상이 앞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앞으로 2~3년 동안 엔화약세가 지속되면 한국의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자칫하면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발생했던 1997년과 2008년의 금융위기가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화약세 때문에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부문 기업들이 일본에 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자동차와 철강기업들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있는데도 지난해부터 수출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반면 한국 자동차와 철강기업들은 영업이익을 소폭 늘리거나 제자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본 자동차회사 토요타는 2014년 회계연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 역대 최대치인 2조7505억 엔을 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영업이익 7조5500억 원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 팀장은 “일본기업들은 엔화약세 장기화로 늘어난 이익을 체질과 제품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국의 수출과 기업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100엔당 원화 환율이 올해 하반기에 800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들이 평균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환율은 100엔당 924원이다. 이를 넘어설 경우 가격경쟁력 면에서 일본기업에 크게 밀릴 수밖에 없다.

오 연구위원은 정부가 무분별한 자본유입에 맞서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 연구원은 또 외환시장에 질서있게 개입하고 불황형 흑자를 타개하기 위해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일본이 수출단가를 공격적으로 인하할 경우 엔화약세의 피해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그동안 수출단가를 떨어뜨리지 않았던 섬유, 기계, 운송장비산업을 중심으로 대비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실장은 “우리나라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아세안국가 수출이 엔화약세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른 맞춤형 수출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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