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임원들이 1년 만에 100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원들의 감소 폭보다 임원들의 감소 폭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억대 연봉'의 임원이지만 그만큼 파리 목숨이라는 점이 현실로 확인된 것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62개 증권사의 등기이사와 비등기임원, 감사 등 임원들은 모두 9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말 1071명보다 103명(9.61%) 줄어든 수치다.
특히 임원 감소 폭은 일반 직원들의 감소 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증권사 직원은 총 3만8962명으로 2012년 4만1351명보다 2389명(5.7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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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
자산기준으로 상위 20개 증권사의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투자증권 임원이 가장 많이 줄었다. 우리투자증권 임원은 2012년 말 41명이었으나 지난해 말 28명으로 줄었다. 3명 중 1명이 그만둔 셈이다. 이는 지난해 7월 김원규 대표가 취임하면서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 30%를 감축했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도 지난해 9월 지점 통폐합과 함께 임원 37명을 32명으로 줄이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임원이 총 26명으로 감소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주진형 대표이사 취임 이후 영업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면서 임원 수도 49명에서 39명으로 줄어들었다.
또 삼성증권이 43명에서 36명으로, 대신증권은 30명에서 27명으로, 하나대투증권은 21명에서 18명으로, SK증권은 21명에서 18명으로, 동부증권은 20명에서 17명으로, 하이투자증권은 19명에서 16명으로 1년 사이 각각 임원이 줄어들었다.
증권사의 한 임원은 "임원들은 권한이 있는 만큼 책임도 크기 때문에 증권사 경영상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해져 그만큼 많이 물러나는 것“이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부문을 통폐합하거나 축소해 자리가 줄어들면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에도 임원들의 감축은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삼성증권은 이날 임원 5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투자증권이 NH농협금융으로 넘어가면서 통폐합 과정에서 임원 감축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