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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메모리 투자부담 줄어 시스템반도체로 변화 가속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6-07 14: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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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메모리반도체업황이 심각한 수준의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세계 반도체기업의 투자 축소와 감산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메모리반도체 물량경쟁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돼 시스템반도체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사업체질을 전환하는 데 유리한 상황을 맞았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1400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기남</a>, 삼성전자 메모리 투자부담 줄어 시스템반도체로 변화 가속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7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이 지난해부터 침체기를 겪다가 거듭된 악재를 맞이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전자제품과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다 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무역제재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도시바메모리 등 미국 반도체기업과 협력사들은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는 계획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수요 부진으로 쌓였던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처리하기 더욱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반도체기업들이 이런 상황에 대처할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생산을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쌓일수록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선 생산을 줄이고 재고를 축소해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이뤄내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재고가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쌓인 만큼 전체 시장에서 20%에 이르는 수준의 생산 감축이 이뤄져야만 메모리 수급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해야 하는 마이크론과 도시바메모리 등 해외 반도체기업을 중심으로 재고 증가를 막기 위한 반도체 생산 감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도시바메모리는 최근 낸드플래시 생산을 기존보다 20% 줄이는 강력한 감산조치를 내놓았다. 반도체 생산설비를 공유하는 웨스턴디지털도 비슷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은 1분기에 이미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을 5% 줄이겠다고 밝혔는데 최근 메모리반도체 수익성이 더 악화되자 추가 감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는데 메모리반도체사업 특성상 업체들 사이 시설투자 확대를 통한 물량경쟁이 벌어지기 쉽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도 경쟁사에 맞서 시장 점유율과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메모리반도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매년 최대 수십조 원에 이르는 금액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김기남 부회장은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사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메모리반도체와 동시에 시스템반도체까지 투자를 확대하기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주도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3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김 부회장이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조율하는 과제는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세계 메모리반도체기업이 최근 시설투자를 거의 중단하고 반도체 생산도 적극적으로 감축하면서 삼성전자가 물량경쟁을 위해 대응투자를 벌여야 하는 부담이 낮아졌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1400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기남</a>, 삼성전자 메모리 투자부담 줄어 시스템반도체로 변화 가속
▲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시스템반도체 생산공장.

결국 김 부회장이 메모리반도체 투자부담을 크게 줄인 만큼 시스템반도체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사업체질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순조롭게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김 부회장은 1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이 부회장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수백 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메모리반도체시장 침체기가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에 초반부터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올해 메모리반도체 생산 증설을 위한 시설투자를 아예 벌이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투자여력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보다 안정성이 높은 시스템반도체를 키워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결국 시스템반도체 시설투자가 가장 우선과제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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