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물적분할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게 됐다.
울산지방법원 제22민사부는 27일 현대중공업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 노조,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업무방해행위 가처분신청’의 일부 인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는 16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임단협 투쟁 출정식 및 법인분할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
재판부는 “노조가 주총 저지의사를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서울 결의대회에서 경찰과 충돌해 경찰관 여러 명이 다쳤다”며 “노조가 물리적 방법으로 주총을 방해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가처분신청의 인용 이유를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노조는 주총장에 입장하려는 주주들을 막거나 출입문 또는 출입경로를 봉쇄하는 행위, 주총 준비를 위한 회사의 인력출입을 막는 행위, 주총장 안에서 소음을 내는 행위, 단상을 점거하는 행위 등을 할 수 없다.
주총장 근처 50m 안에서 주주나 임직원에게 물건을 던지는 행위와 2m 떨어진 지점에서 확성기 등으로 소음측정치 70㏈(데시벨)을 초과하는 소음을 내는 행위도 금지됐다.
재판부는 노조가 이를 어기면 위반행위 1회당 5천만 원을 회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받는다.
노조는 물적분할이 이뤄지면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우려된다며 주주총회를 저지하기 위한 실력행사를 예고하는 한편 앞서 16일부터 파업을 포함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물리적으로 주총 방해에 나설 수 있다며 지난 13일 울산지법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