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가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확정기여(DC)형 디폴트옵션을 퇴직연금제도 개선방안에 담기로 했다.
퇴직연금시장에서 자산운용능력을 지닌 증권사의 역할이 강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21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미리 설정한 방법에 따라 퇴직연금 운용사에서 자산을 굴리는 디폴트옵션제도가 도입되면 증권업계가 퇴직연금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운열 의원실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자산운용에 전문성과 관심이 부족해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퇴직연금자산이 방치되고 있었다”며 “디폴트옵션이 적용되면 노동자 투자성향에 따른 투자가 가능해지고 원리금 보장상품에만 의존하는 관행을 탈피해 효과적 자산운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이 되면 퇴직연금의 운용방식도 점차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자산운용에서 은행보다 상대적 강점을 지닌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시장에서 점차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디폴트옵션의 도입으로 주식투자를 포함한 실적배당상품 편입이 확대되면 증권사의 연금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민주당이 확정기여형 디폴트옵션 도입 등의 퇴직연금제도 개선안을 마련한 이유는 퇴직연금의 수익률 부진으로 국민 노후생활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퇴직연금의 2018년 연 수익률은 1.01%로 2017년 1.88%보다 0.87%포인트 내렸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의 연 평균 수익률도 2.33%로 국민연금 5.2%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낮은 것은 주식투자를 포함하는 실적배당형상품 편입 비중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적립금은 18조 원으로 원리금 보장형 적립금 171조 원을 크게 밑돌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에 자산 39%를 투자하고 있는 반면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매우 낮다”며 “주식투자 비중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수익률에 결정적 차이를 가져왔다”고 바라봤다
민주당이 퇴직연금 개선방안으로 제시한 확정기여형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여 노후소득을 늘리려는 방안이다.
최 의원은 “퇴직연금 연수익률을 3% 끌어올리면 은퇴시점에 적립금이 56%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퇴직연금제도 개선은 국민들의 안정적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제도 아래에서 노동자의 별도 의사표시가 없으면 퇴직연금 운용상품 가운데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 보장상품을 편입하도록 규정돼 있어 장기투자를 할수록 수익률이 악화한다”며 “제도개선의 핵심은 퇴직연금의 자산운용구조를 개선해 수익률을 높여 노동자의 노후자금을 확충하고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행태경제학적 관점에서 금융 소비자의 퇴직연금상품 선택에 관해 실험을 거친 결과 디폴트옵션을 제시했을 때 고수익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불합리한 선택을 개선하기 위해 디폴트옵션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