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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석 가삼현, 현대중공업 노조에 '단체협약 승계' 손 내민 까닭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5-21 15: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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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석 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이사 사장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노조)에 ‘단체협약 승계’ 카드를 내밀었다.

두 사장이 단협 승계를 약속한 것은 단순히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한다는 차원을 넘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과정에서 밀접하게 협력해야 하는 산업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담까지 고려한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639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영석</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830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가삼현</a>, 현대중공업 노조에 '단체협약 승계' 손 내민 까닭
한영석(왼쪽) 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

두 사장은 21일 담화문을 내고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뒤에도 단협은 승계된다”며 “물적분할 뒤에도 근로관계부터 근로조건, 복리후생까지 모두 지금과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앞서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을 설립하는 안건을 승인받는다. 

5월 안에 국내 기업 결합심사를 마친 뒤 빠르면 6월부터 해외 기업결합심사를 시작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노조는 단협 승계가 불확실하고 물적분할 뒤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인수합병 과정의 시작점인 물적분할안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 두 사장은 노조에 물적분할과 인수합병 뒤에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지만 단협 승계 여부를 놓고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두 사장이 단협 승계를 확약하고 나선 것은 현대중공업이 산업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한 사회 각계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의 문제점과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조선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뿐만 아니라 대우조선해양 인수 그 자체까지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빗발쳤다. 현대중공업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정부와 산업은행도 도마위에 올랐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조선업의 ‘빅2체제 재편’ 결정이나 기업결합심사를 통한 조선업의 독과점구조 판단 등 처음부터 끝까지 정부 책임이 아닌 것이 없다”며 “이해관계자들을 배제한 인수절차와 법인 분할방식에 정부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산업부와 공정위, 산업은행과 국민연금 등 관련 부처와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추 의원을 거들었다.

7일에는 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 재벌특혜 대우조선해양 매각저지 전국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감사원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국민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회장은 기업 매각의 공개입찰이라는 기초적 원칙도 무시한 채 본인의 자리를 걸고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성사를 밝혔다”며 “김 위원장은 ‘한국이 결론을 내린다고 해도 다른 국가가 승인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발언으로 국내 기업결합심사의 통과가 이미 정해져 있음을 암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영석 가삼현 사장은 이러한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마무리할 때까지 함께 인수 과정을 진행해야 하는 파트너이며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을 도울 '조력자'이기도 하다.

이들이 중앙 정치권의 압력에 부담을 느껴 운신의 폭이 제한된다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두 사장은 이들 두 기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가장 큰 반대세력인 노조를 달랜다는 선택을 했을 공산이 크다.

게다가 임시 주주총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만큼 두 사장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도 노조에 적극적 화해의 손을 내민 배경으로 풀이된다.

물론 한영석 가삼현 사장이 단협 승계를 확약한 데는 올해 임단협을 앞둔 상황에서 노조와의 갈등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임단협(임금단체협약)을 진행하고 있어 노사 갈등의 장기화는 두 사장에게 득될 것이 없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앞서 2일 임단협 상견례를 열었다. 한영석 사장은 이 자리에서 노사실무협의체의 설립을 제안했지만 노조가 단협 승계를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 임단협은 아직 진전이 없다.

두 사장은 이날 담화문에서 “단협 승계는 노사 합의가 중요한 만큼 노조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실무협의에 참여해 진솔한 자세로 협의해야 한다”며 “노조의 적극적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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