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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시너지 언제 거두나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5-20 11: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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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준혁,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시너지 언제 거두나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오른쪽)과 김택진 엔씨소프트대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엔씨소프트와 시너지를 어떻게 내려고 할까?

방 의장은 지난 2월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맞교환 하기로 하는 자리에서 “글로벌사업을 위한 시너지가 지분 맞교환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당시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경영권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넷마블게임즈가 ‘백기사’로 나섰다는 시선을 일축한 것이다.

그뒤 3개월이 지났다.

방 의장과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엔씨소프트와 만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모두 글로벌사업 확대라는 확실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기 때문에 이 대목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이 시너지가 두 회사 혈맹관계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두 회사가 전혀 상반된 사업적 DNA를 보유하고 있어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 혈맹 3개월, 협력은 어디까지 왔나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서로의 지분을 맞교환해 혈맹관계를 만든 뒤 두 회사 수뇌부들은 여러 차례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한 관계자는 “방 의장과 권영식 대표 등 회사 수뇌부들이 엔씨소프트 수뇌부와 자주 회동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 협력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두 회사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사업이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꽤 구체적 이야기까지 진행시킬 만큼 대화가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가장 중점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사업 진출방안이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가 보유한 모바일게임 역량을 해외사업에 보태고 넷마블게임즈는 해외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게임 지적재산권 (IP)을 공유하는 식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지난 2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는 글로벌시장 진출”이라며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두 회사가 합작법인을 만드는 것 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협업 시너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올해 1분기 넷마블게임즈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엔씨소프트를 앞지르는 등 게임업계 흐름이 모바일게임 쪽으로 급격히 기울면서 엔씨소프트가 더 다급해졌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시너지 언제 거두나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협업 결과물에 더욱 목마른 쪽은 엔씨소프트”라며 “김택진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호되게 비판받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게임 사업역량에 크게 기대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3일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넷마블게임즈와 협업에 대해 “엔씨소프트가 아직 공개하지 않은 모바일게임이 4~5종에 이른다”며 “넷마블게임즈와 모바일게임 시너지도 곧 결과물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애초 내년에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리니지 이터널’ 게임의 테스트를 올해 6월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또 PC온라인게임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블레이드 앤 소울’ 게임도 모바일 버전으로 만들기로 했다.

엔씨소프트의 이런 움직임도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게임 역량을 어느 정도 이해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넷마블게임즈로서 모바일게임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엔씨소프트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1분기 글로벌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13% 정도를 올렸다. 경쟁업체들이 최소 40%에 이르는 매출을 해외에서 내는 점을 감안하면 저조하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해외사업 매출을 전체의 3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5종에 불과했던 수출작도 올해 15종까지 늘리기로 했다.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게임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해외시장에 내놓기로 한 계획이 이미 실현단계에 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4월21일 미국 디즈니와 제휴를 맺고 ‘마블코믹스’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만든 ‘마블 퓨처파이트’ 게임을 글로벌시장에 출시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이 게임으로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게임개발과 운영의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로써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출시가 급물쌀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게임은 글로벌시장에서 10년 이상 인지도를 쌓았다”며 “이런 게임들의 캐릭터를 잘 이용하면 글로벌시장에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넷마블게임즈의 약점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혈맹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두 회사의 시너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점과 별개로 두 회사의 혈맹관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도 관심사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시너지 언제 거두나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특히 두 회사가 지분 맞교환을 발표하기 전까지 사업에서 큰 접점이 없었다는 점과 혈맹을 맺었던 시점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갈등과 맞물려 있었다는 점 때문에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의 복심은 계속 관심거리다.

방 의장은 지난 2월27일 지분 맞교환 기자회견 때 “지분 맞교환은 주주들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며 “엔씨소프트가 일을 못 하면 언제라도 발을 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 회사의 사업DNA가 전혀 다른 점은 서로를 보완하기 위해 혈맹관계를 상당기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방 의장의 말처럼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판단이 들 경우 언제든지 관계는 깨질 수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자체적으로 게임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중국 텐센트로부터 약 530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해외진출을 확대하는 발판을 이미 마련했다.

엔씨소프트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모바일게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리니지가 올해 1분기에 매출 600억 원을 올리는 등 여전히 PC온라인게임사업이 잘 되고 있어 넷마블게임즈와 협업에서 얻을 게 그렇게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수장이 강조한 것처럼 시너지를 낼 수만 있다면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을 견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두 회사의 사업적 DNA가 다르다는 점과 시너지에 대한 의문 때문에 이른 시간에 두 회사가 헤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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