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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현대차 주가, 왜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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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가 많지만 현대차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대차 주가가 이전과 같은 상승세를 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현대차를 둘러싼 외부환경이 예전과 달라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현대차 주가, 국내증시에서 가장 저평가
현대차 주가는 18일 전 거래일보다 0.61% 떨어진 16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2008년 11월 주당 3만5천 원대였지만 2011년 6월 25만7천 원까지 6배 이상 올랐다. 2012년 5월 27만25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그 뒤 하락세를 거듭해 현재 16만~17만 원대를 오가고 있다.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0.62배이다. 주가순자산비율은 순자산에 비해 주당 주가가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보통 1 미만일 경우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말한다.
현대차의 주가수익비율(PER)도 매우 낮다. 주가수익비율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비율로 주가순자산비율과 함께 주가의 상대적 수준을 평가하는 데 활용되는 대표적 지표다.
현대차의 주가수익비율도 15일 기준으로 4.9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가장 낮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1708개 회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코스피200의 주가수익비율은 14.1배로 나타났다.
증권사들도 현대차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저금리로 주식시장이 상승기를 맞는 상황에서 현대차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주가에 대해 "잃을 게 없는 주가수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예전 상승세 회복할 수 있을까?
증권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1분기 경영실적을 통해 바닥을 찍었다며 2분기부터 실적개선과 함께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상승흐름을 회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대차를 둘러싼 외부환경이 예전처럼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 주가가 실적이나 규모, 업종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도 현대차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예전같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예전만큼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현대차가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현대차가 불리한 조건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른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위기를 맞는 사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와 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몇 년의 구조조정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부활징조가 뚜렷하다. 토요타는 엔저 현상의 대표적 수혜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토요타는 2014회계연도(2014년4월~2015년3월)에 2조7천억 엔(24조5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빅3로 불리는 자동차회사들도 미국시장에서 부활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지난달 모두 5%대 성장률을 보였다.
현대차의 양적 성장을 이끌었던 신흥시장의 성장세도 한풀 꺾이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성장을 거듭했던 현대차에게 불리하다.
내수시장 위기도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내수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해외시장에서 성장기반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올해 들어 60% 대로 떨어졌다.
그동안 현대차가 글로벌 자동차회사를 추격해 왔는데 이제 선도적 기술이 필요한 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자율주행, 스마트카 등 첨단기술과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기술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아직 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익성도 악화하는 추세다. 현대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자동차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뒷걸음질했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7.58%로 지난해 1분기의 8.95%보다 1.37%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토요타를 비롯해 GM, 폴크스바겐의 영업이익률은 일제히 올랐다.
올해 역시 난항이 예상되는 노사문제 해결도 걸림돌로 남아있다. 현대차는 노조가 1987년 설립된 이후 3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겪었다. 올해도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노사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