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은 7일 본점 소재지를 서울시 서초구 서초중앙로4 게임빌빌딩에서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31로 변경했다.
게임빌 임직원들은 이날부터 컴투스가 있는 가산동 BYC하이시티 건물로 출근한다.
업계는 게임빌이 9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악화함에 따라 회사를 옮기는 것으로 바라본다. 사옥의 매각 또는 임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게임빌은 2011년 게임빌빌딩을 하이트진로로부터 200억 원에 사들였다.
게임빌은 소재지 변경사유를 놓고 “경영환경 개선 및 업무 효율성 증대”라고 설명한다.
송병준 대표를 비롯해 동생 송재준 게임빌 부사장 겸 컴투스 사내이사, 이용국 게임빌 부사장 겸 컴투스 사내이사, 조성완 게임빌 및 컴투스 상무, 임지연 게임빌 및 컴투스 이사, 김동수 게임빌 및 컴투스 이사 등이 두 회사의 임원직을 겸직하고 있다.
이 임원들은 서초동과 가산동을 번갈아가며 출근해왔는데 이런 번거로움이 줄어들면서 의사결정 과정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빌 관계자는 “채용과 사보 제작 등 게임빌과 컴투스가 공동으로 진행하던 업무들을 수행하는 데 효율성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하던 2013년 게임업계는 한때 모바일게임 1, 2위를 다투던 두 회사 사이에 시너지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너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앞으로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빌의 자회사 게임빌컴투스플랫폼은 모바일게임 플랫폼 ‘하이브’를 운영한다. 하이브는 게임빌의 플랫폼 ‘서클’ ‘라이브’와 컴투스의 플랫폼 ‘허브’를 합친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게임빌과 컴투스 게임들을 유통하며 이용자들의 계정 정보를 함께 관리한다. 게임에 접속하기 위해 하이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 게임이 교차로 홍보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미국 등에서는 게임빌과 컴투스의 법인을 통합해 하나의 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송 대표는 한국에서 게임빌과 컴투스를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모으면서도 각 회사의 개성과 기업문화는 계속해서 지켜나갈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게임빌과 컴투스를 합병할 것이라는 일부 예상과 달리 게임빌은 배급에, 컴투스는 개발에 각각 비교우위가 있는 점을 살리기 위해 두 회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해왔다.
게임빌 관계자는 “두 회사는 게임의 성격도 다르고 일부 직원의 근무시간도 차이가 나는 등 일하는 방식이 상이하다”고 말했다.
컴투스는 자체 개발에 힘을 쏟으며 ‘서머너즈워’를 이을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컴투스는 3월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개발사 마나코어와 노바팩토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 2월에는 스토리게임 개발사 데이세븐을 인수했다.
게임빌은 인수합병보다 인기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 배급을 확대하고 있다. 2분기 NBA(미국 프로 농구) 지식재산권을 사용해 레드덩크가 개발한 ‘NBA나우’를 출시한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모두 모바일게임을 전문으로 제작하고 배급하지만 각 회사의 게임들은 다른 특징을 보인다.
게임빌의 주요 게임 ‘별이 되어라’와 ‘탈리온’, ‘빛의 계승자’, ‘로열블러드’ 등은 비교적 무거운 분위기를 지녔다.
반면 컴투스는 ‘컴투스 프로야구’와 ‘MLB 9이닝스’ 등 스포츠게임과 ‘댄스빌’ 등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내놨다.
게임빌은 하반기 ‘게임빌 프로야구’를 출시하며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5주년 행사와 서머너즈워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새 게임에 힘입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