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이 3년 연속 ‘매출 1조 원 클럽’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물장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은 의약품사업에 힘을 쏟아 체질을 개선하고 수익성도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이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어 의약품사업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동제약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으로 매출 1조 원을 내며 외형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2017년보다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 줄었다.
광동제약의 수익성이 악화한 원인은 사업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광동제약은 의약품사업 외에도 음료사업과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사업을 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매출 규모는 음료가 38.8%, 자재 구매대행이 42.2%에 이르는 반면 본업인 의약품사업은 전체 매출의 20.2%에 그친다.
하지만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 총이익률을 비교해 보면 의약품사업이 34.5%로 가장 높고 음료는 29.9%, 자재 구매대행 4%였다.
최성원 부회장은 체질 전환을 통해 광동제약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최 부회장은 3월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올해 초에는 경영방침을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경영’으로 정하고 수익성 중심 운영구조 혁신을 사업전략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의약품사업에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회장이 2016년 미국 제약사 오렉시젠으로부터 야심차게 도입한 비만 치료제인 ‘콘트라브’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광동제약은 애초 콘트라브의 연 매출 목표치를 100억 원으로 잡으며 영업사원을 2배로 늘리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콘트라브의 2018년 매출은 42억 원에 그쳤다.
광동제약은 2018년 동아에스티와 콘트라브의 공동마케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매출을 확대하는 데 실패했다. 게다가 올해 초 전문의약품(ETC)부문 임직원 다수가 광동제약을 떠나며 어려움을 겪었다.
최 부회장은 광동제약이 강점을 보이는 일반의약품(OTC)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의 대표적 효자제품인 ‘경옥고’는 2018년 매출이 2016년보다 3배나 성장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3월 경옥고가 미세먼지에 따른 폐 손상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쌍화탕 가격을 15%, 우황청심원 가격을 12~20% 올렸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쌍화탕과 청심원의 가격 인상은 광동제약이 수익성 위주 경영을 천명한 것”이라며 “올해 광동제약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